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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출전을 첫 출전으로" …국립국어원, 언론의 차별적 표현 시정 제안


"처녀 출전한 월드컵에서 조재진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1년 전 명문대에 다니는 한 여대생이 성매매를 한 혐의로..."

'처녀 출전'이나 '명문대' 등 언론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이 양성 불평등, 신체적 특성 비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를 비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는 6일 종합일간지 8종, 경제지 1종, 스포츠지 1종 등 신문과 한국방송(KBS1, KBS2), 문화방송(MBC) 등 방송사,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 인터네 신문의 기사와 토론글을 조사한 결과 차별적이고 비객관적인 표현이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 해 '언어의 공공성 향상'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보고서에 따르면 언론은 ▲ 미혼모, 처녀작, 학부형 같은 성차별적인 표현과 ▲ 잡상인, 간호원, 신용불량자, 사생아 같은 직업 및 사회적 지위 관련 차별적인 표현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미혼모'는 모든 책임과 어려움을 여성에게만 돌리고 상대역인 남성에 대한 명칭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차별적이다.

'미망인'은 남편이 사망한 여성에 대한 존칭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봉건시대적인 가치관이 숨어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여성의 성적·신체적 측면을 이용한 '처녀작', '처녀 출전'도 양성 불평등 관련 표현으로 지적받았다.

'잡상인'의 경우 일정 수준의 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인에게 붙여지는 '잡-'이라는 접두사가 비하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비하적인 의미로 쓰여 당사자들도 꺼리는 '간호원', '청소부', '가정부' 등도 문제있는 표현이다.

국립국어원은 정확한 행정구역상의 범위가 분명하지 않은 '강남', 예술을 생산하는 주체가 서양인이라야만 어울릴 것 같은 '현대무용'도 바뀌어야 할 표현으로 지적했다.

이에따라 국립국어원은 '가정부'나 '파출부' 대신 '가사도우미'를, '간호원'대신 '간호사'를 '신용불량자'대신 '금융채무연체자'나 '금융채무불이행자'를 쓰도록 제안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대신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처녀 출전'대신 '첫 출전'을, '청소부'대신 '환경미화원', '학부형' 대신 '학부모'를 쓰도록 건의했다.

국립국어원측은 "언어의 변화와 인식의 변화, 사회의 변화는 상호작용해 함께 일어난다"며 "인종차별이라는 이유로 '살색'이 '살구색'으로 바뀌었듯이 차별적이고 비객관적인 언어 사용 실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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