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권과 1만원권 신권 발행과 동시에 인터넷 경매 시장에서 희귀 구권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22일 오전 11시 현재 희귀 1천원권이 액면가의 16~20배인 1만6천원~2만원대에, 5천원권이 4만원~6만원대에, 1만원권은 3만원~1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신권발행 이전과 비교해 2~3배 가량 오른 가격이라는 것이 수집상들의 설명이다.
특히 일련번호가 연속으로 찍힌 구권이나 한국전쟁 당시의 조선은행 1천원권, 1973년 1차로 발행된 미사용 1만원권 등 희소가치가 있는 구권들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1983년 발행된 2차 1천원권 두 장은 액면가의 55배가 넘는 16만5천원의 입찰가를 기록 중이다. 이 구권은 처음 발행될 때 아교냄새가 심하게 나서 속칭 '똥돈'이라 불렸는데, 냄새논란 직후 발행이 중지돼 희소성이 높아진 까닭에 더욱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
일련번호가 '가가가'로 끝나는 5천원권 지폐도 현재 24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1973년 1차로 발행된 1만원 구권은 즉시 구매가격이 27만원에 달한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구권에 대한 경매도 이뤄지고 있다. 1953년에 발행된 1천원짜리 미사용 지폐는 즉시구매 가격이 통화 가치의 1천750배에 달하는 175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 화폐는 현재 통용되는 1천원짜리 화폐와 달리 바탕색이 붉은색이며, 거북선이 앞면에 그려져 있다.
이처럼 화폐는 희소성, 보존상태 등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며 발행년도가 오래되고, 미사용 지폐처럼 깨끗한 것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또한 재질이 다르거나(70년도에 발행된 아연이 섞인 10원짜리 동전), 특이한 냄새가 나거나(83년 발행된 초기 1천원권), 인쇄상태가 불량한 화폐도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전문 화폐수집가 김정식(44)씨는 "신권 발매소식 후 구권 가치가 얼마가 되느냐는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1973년 1차로 발행된 미사용 1만원권의 경우 작년 6만원에서 올해 18만원으로 가격이 무려 3배나 올랐는데도 구입하겠다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션 최문석 상무는 "구권 경매에 이어 신권이 발행되면 희귀번호를 가진 신권 역시 인터넷 경매에 대거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화폐, 우표 등의 수집문화가 퇴색되는 경향이 컸으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러한 수집문화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22일 1천원권과 1만원권 발행 개시식을 갖고 새 지폐를 각 금융기관에 공급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금융기관 영업개시에 맞춰 새 1천원권과 1만원권이 본격적으로 유통에 들어갔다.
/윤태석기자 sporti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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