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미국 내 보수단체들의 극렬한 반대 로비 때문에 무산됐던 포르노 전용 도메인 도입 작업이 또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5일(현지 시간) 아동 포르노 금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포르노 전용 도메인인 닷xxx(.xxx) 도입을 감토하고 있다.
ICANN은 일단 .xxx 도메인 사용 여부를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닷컴 대신 .xxx 도메인을 사용하는 프로노 사이트들은 ICANN이 부과한 새로운 조건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포르노 전용 도메인인 '.xxx'는 지난 2005년 민주당이 처음 제안한 때부터 도입 여부를 놓고 거센 논란에 휘말렸다. 민주당은 모든 음란 사이트들에 .xxx 도메인을 달도록 한 뒤 성인 인증이 없을 경우에는 이 사이트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과 미국 내 보수 단체들은 .xxx 도메인 도입을 반대했다. 결국 ICANN은 지난 해 5월 '.xxx' 승인 건을 9대5로 기각하면서 포르노 전용 도메인 도입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ICANN이 이번에 새로운 조건을 부과하면서 .xxx 승인 입장을 밝히면서 또 다시 포르노 전용 도메인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ICANN 고위 관계자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 5월 결정은 .xxx 도메인 도입 자체를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모든 나라의 포르노 규제 법안을 강제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ICANN은 .xxx 도메인을 관리할 민간 회사인 ICM 레지스트리 측에 포르노 사이트 관리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ICANN이 포르노 전용 도메인을 승인할 경우엔 ICM 측이 아동 보호 시스템을 확립하고 아동 포르노 금지 장치를 마련해야만 한다.
ICM은 또 포르노 사이트들이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는 지 여부를 자동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용자들이 위반 사항을 신고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해야만 한다.
.xxx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ICM은 포르노 전용 도메인을 이용하게 되면 120억 달러 규모의 온라인 포르노 산업 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포르노 사이트들이 닷컴 도메인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포르노 물이 좀 더 쉽게 유포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많은 포르노 사이트들은 .xxx 도메인을 도입할 경우 표현의 자유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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