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오래 나가있으면 저절로 애국심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음식, 문화, 기후 등 익숙치 않은 타지 생활이 그만큼 녹록치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유명한 운동선수의 아내라면 외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일. 그런데 외국 생활을 하며 한국 패션의 우수성을 깨달아 한국에 돌아와서는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시작한 이가 있다.

지난 21일 패션 쇼핑몰 리안(대표 이혜원 www.liahn.co.kr)을 오픈한 이혜원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혜원 씨는 미스코리아 출신에, 축구선수 안정환 씨의 아내로 우리에게는 낯익은 인물이다.
"이탈리아에서 있을 때 한 번은 동대문에서 산 치마를 입었는데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의 디자이너 한 분이 집요하게 그 치마에 관심을 갖더라구요. 실제로 여러 사람의 부탁을 받고, 우리나라 옷을 사다 준 적도 있었어요. 타지에서 생활이 길어질 수록 '우리나라 제품이 참 훌륭하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대학 때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모델로도 활동했던 터라 패션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고, 눈썰미 또한 다른 사람에 뒤지지 않았던 이혜원 사장. 그 때부터 한국에 가게 되면 본격적으로 패션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혜원 사장이 이번에 쇼핑몰을 오픈하며 타겟으로 삼은 주 고객 층은 바로 20~30대 여성 주부들이다. 이 사장 자신이 바로 한 남편의 아내이자, 3살난 딸 아이를 가진 엄마이기에 그 누구보다 동일 연령대가 원하는 스타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입어보고 괜찮았다 싶은 상품은 역시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십니다. 저에게 자연스러운 제품이 남의 눈에도 이뻐보이는 것 같아요. 여성 의류 외에도 엄마와 아기가 같이 입을 수 있는 이쁜 커플룩도 본격적으로 판매해 볼 생각입니다."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사장은 더욱 바빠졌다. 현재 두 군데서 운영 중인 퓨전한식점을 돌보는 틈틈이 동대문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고, 직접 모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두 시간 밖에 자지 못한게 벌써 수 주째입니다. 전에 비해 신랑하고 아기에게 신경을 못 써주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해요."
하지만 신랑과 아기는 이 사장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특히 안정환 선수는 바쁜 운동 와중에도 일이 많아 손길이 달릴 때면 직접 가게로 와서 이것저것 도와주곤 한다. 또한 안 선수가 직접 남성 캐쥬얼 의류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가게가 정말 바쁠 때는 남편이 청소에, 포장하는 일을 도와줄 때도 있어요. 힘들 때 옆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새삼 깨닫게 됐죠. 그래서 더욱 고마워요."
이 사장은 요즘 고객들과 직접 통화하는 일이 잦아졌다. 주문한 상품의 재고가 부족해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할 수 없을 때는 이 사장이 직접 고객의 전화를 받아 양해를 구한다. 그러면 열에 아홉은 다른 상품으로라도 구입하곤 한다고.
이혜원 씨의 이런 열정과 세세함 덕분인 지 오픈 1주일 만에 주문이 하루 100건을 상회할 때도 있다. 신용카드 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현금 결제만 가능한 것을 따져보면 이는 상당한 수준이다. 카드심사는 곧 모두 완료될 예정이어서, 이제는 모든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이제 막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이혜원 사장은 이미 성공한 CEO로서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1년 6개월 전 경기도 의왕에 퓨전한식점 '토브'를 오픈했다. 이탈리아에서 요리학교를 다니며 섭렵한 솜씨를 십분 발휘, 음식점은 큰 성공을 거뒀고, 현재 청담동에 2호점까지 낸 상태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음식점과 쇼핑몰 사업에 만족하지 않을 태세다. 더 나아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으로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이미 여러 군데서 몇 차례 자체 브랜드 사업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 미뤄뒀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제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가 바로 요리와 패션이에요. 앞으로 리안 쇼핑몰을 단순히 물건 만을 파는 사이트가 아닌, 다이어트나 요리, 육아에 관한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도 운영할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세요."
/윤태석기자 sporti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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