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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열풍 - ④] 미국 드라마 다운로드엔 '덫'이 있다


 

프리즌 브레이크, 24시, 하우스 등 국내에도 인기있는 미국 드라마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 공유방식으로 드라마를 다운받아 본 경험이 있다. 마니아 수준이 아니더라도, 대개는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미국 드라마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케이블TV나 공중파를 통해서가 아니라,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다.

현재 불고 있는 미국 드라마 열풍의 주역은 사실상 네티즌이다. 물론 공중파나 케이블TV를 통해 미국 드라마를 처음 접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품평과 입소문을 퍼뜨린 매개체는 인터넷이고, 그 주역은 네티즌인 것이다.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만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IT(정보기술)에 대한 지식과, 이를 활용하는 활동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IT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실력으로 무장된 네티즌들은 미국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데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들은 '비주얼 영상의 성지'로 통하는 미국의 구석구석을 훑어나갔다.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미국 드라마는 뭐가 있는지,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가 뭔지부터 출연한 배우들의 프로필 등에 관한 정보를 찾아내 알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거기서 더 나아갔다. 드라마가 방영되기만 하면 바로 입수해서 인터넷 공유 방식을 통해 국내에 전파하기에 이르렀다. 그것도 자막까지 입혀서. 미국에서 드라마가 TV로 방영된 후 국내 네티즌들이 인터넷으로 보게 되기까지 짧게는 1~2 시간이면 가능해졌다. 거의 실시간인 셈이다.

지금 한국의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의 대용량 하드 덕분에 누구나 자유롭게 다운로드하여 미국의 최신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은 공적 계약이나 배급체제를 거쳐 이뤄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네티즌들은 아무 댓가도 지불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처럼 미국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하여 보는 것은 '지적재산권'에 위배된다. 따라서 국내에서 수십만~수백만명으로 추산되는 미드 족들은 '불법 다운로드의 불씨'를 안고 있는 상태다.

◆저작권자업계-미드족, 아직은 '공생'의 관계

인터넷을 통해 미국 드라마 이미지나 파일을 무단으로 복제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 그 목적이 상업적이지 않더라도 불법이다. 영화나 음악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MP3 음악파일의 경우 냅스터(미국)와 소리바다(한국)가 저작권 침해 판결을 받은 예가 있다. 영화산업에서도 최근 불법 파일 근절을 위한 저작권 보호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저작권은 '친고죄'라는 점에서 저작권자가 고소 의사를 먼저 밝혀야 한다. 민사 또는 형사 처벌이라는 점에서 개인 한 명 한 명을 다 고소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저작권자의 의사 여하에 따라 그 누구라도 고소당할 개연성은 존재한다.

미국 드라마 다운로드와 관련, 현재까지 국내에서 별다른 마찰 사례는 없다. 오히려 미국의 저작권자들은 한국의 미드족들과 암묵적인 '공생'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드족들을 한국에서 미국 드라마 붐을 일으킨 '선구자'로서 인정해주는 측면도 보이고, 거대해진 미드족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렌즈'의 DVD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워너브라더스의 경우 미국 드라마 동호회와 공동구매에 나서기도 했다. 저작권자가 요구할 경우 동호회들은 대부분 파일을 자체 삭제, 갈등요소를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동호회 회원들의 입소문은 소비자를 확대하는 연결고리의 역할도 하고, 나아가서 저작권자들이 새로 팔만한 물건을 판단하고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강명구 워너브러더스 부장은 "국내 미국드라마 시장의 파이는 정해져 있지만 프렌즈 DVD 판매량의 경우 매년 5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며 "미처 몰랐던 미국 드라마를 출시해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보이지 않는 '공생의 끈'을 서로 붙잡고 있기 때문에 네티즌들과 저작권자들은 아직까지는 큰 갈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산하 저작권보호센터의 한 관계자는 "영화나 음악과는 달리 미국 드라마로 인한 문제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한·미 FTA 협상, 미드족에 영향?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안에는 '지적재산권' 분야가 있다. 핵심 쟁점인 저작권의 보호기간(한국 현행 50년 유지, 미국 70년으로 연장)에 대한 이견을 서로 좁히지는 못했지만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법집행을 강화한다는 데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상품의 저작권을 침해한 한국 국민과 기업에 대해 강력한 형사처벌 조항을 희망하고 있다. 게다가 한·미 FTA 협상안 논의 전 한국의 문화관광부는 저작권법 개정시 '친고죄' 조항 전면 폐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의 법 집행 강화가 가시화되면 저작권자의 고소 의사와는 상관없이 국가가 직접 나서서 수사, 구속 처벌까지 가능해진다. 저작권을 가진 미국 업체가 직접 한국 정부에 처벌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P2P를 통한 파일 다운로드 자체가 범죄 수사 처벌의 감시망 속에 갇혀지게 돼 현저하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미국 ABC 방송이 직접 한국 미국 동호회에 공문을 보내 '로스트', '앨리어스', '위기의 주부들' 등에 대해 공유 금지를 요구한 적이 있다.

이는 미국의 저작권자가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법적 수단을 동원해서 규제와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작권보호센터 역시 미국 드라마와 관련한 불법 다운로드 현황을 파악하는 등 상황변화에 대비해서 관련 자료 수집과 현황 파악에 나섰다.

현재 미드족들은 대부분 미국 드라마에 관한 저작권문제에 대해 무감각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하던 습관처럼 무심코 다운받아 미국 드라마를 즐기고 있지만, 그 자체가 '불법'의 멍에가 되어 자신이 공격당할 수도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저작권자들이 현재 '저작권 침해'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는 것은 지금과 같은 어정쩡한 공생관계가 더 이익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네티즌들의 미국 드라마 시청을 순수하게 권장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보는 행위가 '잠재적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미국 드라마 문제가 장차 한·미 무역 마찰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도 있는 '잠재적 폭탄'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인터뷰] 미국 드라마 동호회 '네이트 CSI' 김대호 클럽장

- 클럽은 규모가 얼마나 되나.

"현재 회원은 7만 명 정도다. 그보다 훨씬 많았지만 지속적인 회원 정리를 해나가고 있다. 10만 명이 훌쩍 넘는 동호회도 상당수 있다. 남성, 직장인 비율이 높다. 나이대는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하다. 미국 드라마가 좋아 모인 사람들이다."

- 저작권 문제에 대한 숙지는 하고 있나.

"불법이란 사실을 모르는 회원도 있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다. ABC와 워너브러더스 등 미국 현지로부터 경고를 받고 파일을 삭제한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저작권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 문제가 되는 파일은 스스로 삭제한다. 공동구매로 국내 사업자들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도 한다."

- 자막은 어떻게 만드는가.

"화면은 방송 직후 곧바로 공유가 가능하다. 어떤 분은 드라마 방영 시간과 같은 속도로 번역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보통은 전문용어 때문에 몇 차례의 감수를 거쳐야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0명 정도의 전문가 집단이 모인 자막팀이 완성도를 높인다. 의사, 변호사, 대학원생 등 대부분 직업을 가졌고 취미로 활동하고 있다."

- 모임은 어떻게 갖고 있나.

"일반 동호회와 마찬가지다. 1년에 두 차례 100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상영회를 갖고 있고 각 소모임마다 정모(정기모임)을 갖는다."

- 한국 드라마와 미국 드라마를 비교한다면.

"소형차와 중형차처럼 질적인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잘된 한국 드라마까지 외면하거나 애써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K-리그-프리미어리그, 야구-메이저리그처럼 국내 시청자들의 눈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미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드라마도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강필주기자 letmeou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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