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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 힘없는 CP 울리기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 콘텐츠 정보이용료 수익배분 과정에서 힘의 우위를 앞세워 콘텐츠 공급업체(CP)의 몫을 줄이고 대신 자신들의 몫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이통사에 목을 맬수밖에 없는 CP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에 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CP들의 경영악화로 양질의 콘텐츠 생산의 기반이 취약해 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는 CP가 이통사의 네트워크와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료로 서비스하고 그 수익을 상호 나누는 구조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수익의 90%는 CP들이 가져가고 이통사들은 요금징수 대행 및 관리비 명목으로 10% 가량만 가졌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적게 가져가더라도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해 가입자를 늘리거나 기존 가입자를 붙잡아 두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주요 CP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새로운 콘텐츠 공급계약 과정에서 이통사는 정보이용료에서 자사가 갖는 몫을 기존 10%에서 최고 30%까지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보이용료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CP들은 수익이 악화되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을'의 관계 때문에 대놓고 맞서지도 못하고 있다.

한 CP의 대표는 "이통사에 찍히면 콘텐츠 공급을 아예 못하게 돼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는데 누가 나서서 문제제기 하겠냐"며 "이통사가 '조정하자'고 하면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 마케팅비 분담 이유로 '슬금슬금' 조정

업계에 따르면 무선인터넷 시장 초기인 지난 2001년부터 이통사와 CP들은 콘텐츠 정보이용료 중에서 10%를 이통사가 갖고 CP는 90% 중에서 플랫폼 수수료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갖는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해왔다.

이른바 '1:9' 방식이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통사와 CP들 모두 대부분의 콘텐츠에 대해 암묵적으로 이 '룰'을 지켜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물론 일부 콘텐츠는 유통과정이나 가공정도에 따라 정보이용요율이 다르게 적용되기도 한다.

동영상, 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원작자에게 주는 라이선스 비용과 콘텐츠 재가공 비용 등을 감안해 보통 정보이용료 수익에서 이통사가 30%, CP가 70%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콘텐츠는 처음 공급계약을 할 때부터 이통사와 CP가 '5:5'로 수익을 배분하기도 한다.

문제는 같은 종류의 콘텐츠에 대해 올해 부터 이통사가 원래의 정보이용요율에서 자사가 갖는 몫을 늘리고 있는 것.

KTF는 두 세 달 전부터 미팅·채팅 콘텐츠의 정보이용료 수익배분을 기존 '1:9'에서 '3:7'로 조정했다. 자사의 몫을 늘리고 CP의 몫을 줄인 것이다.

KTF 관계자는 "마스터 콘텐츠 공급업체(MCP)가 미팅·채팅 콘텐츠를 관리하게 되면서 MCP의 몫을 고려하다보니 정보이용요율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 관계자는 "MCP의 몫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MCP가 정보이용료의 10%를 갖고 KTF가 20%를 가져가는 구조"라며 KTF가 자사의 몫을 10% 늘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TF 관계자는 "이통사가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를 출시해 콘텐츠 이용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체 콘텐츠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CP들의 전체 수익이 줄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올해부터 '1:9'로 수익을 배분하던 콘텐츠를 새로 계약할 경우 '2:8', '3:7'의 정보이용요율을 적용해 자사의 몫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본 정보요율배분 원칙이 바뀐 것이 아니라 신규 콘텐츠 마케팅 비용을 고려해 CP와 협의 하에 그렇게 계약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통사와 CP는 '갑을관계'이기 때문에 '협의'란 말은 곧 '통보' 다름 없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KIBA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일괄적으로 모든 콘텐츠의 정보이용료 수익배분 정책을 바꾼 것이 아니라 사업부마다 CP와의 계약과정에서 각각 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협회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하기가 힘들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무리한 요율조정은 모바일 콘텐츠 '선순환'에 장애

이통사의 정보이용요율 조정으로 해당 CP들의 수익은 10~15% 정도 준 것으로 알려졌다.

CP들은 "이통사가 무선인터넷 정액 요금제를 출시한 뒤 줄어든 데이터 통화료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정보이용요율을 자사에 유리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정보이용요율을 조정할 때 이통사가 수익보전 때문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플랫폼 개선 등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면 모를까 단지 데이터 통화료 수익이 줄었다고 CP에게 부담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 CP 관계자는 "일본 이통사 NTT 도코모의 경우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자사 9%, CP 91%의 정보이용요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무선인터넷 시장 침체기인 요즘 이통사가 요율조정으로 CP에 부담을 주기보다 모바일콘텐츠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 CP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BA 관계자는 "DMB, 와이브로 등 매체는 늘어나는데 그 속에 들어갈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보이용요율 조정으로 CP들의 부담이 가중되면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될 수 없을 것"이라며 "모바일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을 위해 CP들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주기자 tot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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