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방법원 형사지법은 4일 엔씨소프트가 게임 '리니지'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판매한 혐의로 유모씨 외 2인에 제기한 '업무방해 및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 형사 고소 사건에 대해 유모 씨에게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장모씨에 대해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4년 6월, 자사 게임인 리니지에서 게이머가 직접 게임에 임하지 않더라도 게임 속의 몬스터와 싸워 아이템을 취득할 수 있는 '게임 자동사냥프로그램- 린 메이트(Lin Mate)'를 발견하고, 이 프로그램의 사용이 다른 게이머들의 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방해하고 회사의 운영, 개발 등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판단, 이 프로그램의 판매자인 유모씨 외 2인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고소한 바 있다.
유모씨외 2인은 지난 3월 검찰에 기소됐다.
자동사냥프로그램인 '린메이트'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목적으로 대만에서 제조돼 아시아 지역에 유통되고 있는 불법 프로그램으로, 유모씨 외 2인은 대만에서 이 프로그램을 들여와 한국 게이머에게 판매하고 이익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를 로열티 명목으로 대만에 송금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고소장에서 "자동사냥 프로그램은 게임 서버에 허위 정보를 입력해 정보처리에 오류를 발생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이를 판매하여 게이머들에게 이를 사용하게끔 한 행위는 업무방해를 교사·조장·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자사의 동의를 받지 않고 프로그램을 변조하는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하며, 이 프로그램의 판매자는 이러한 불법 행위를 교사·조장·방조하고 있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판결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최호식판사는 이에 대해 "유씨 등이 행한 일은 엔씨소프트의 업무를 방해하고 컴퓨터 프로그램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피고소인 들의 유죄를 인정했다.
엔씨소프트는 "법원이 이러한 판결을 내린 것은 MMORPG에서 자동프로그램을 배포하는 행위가 게임회사의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최초의 판결"이라며 "자동사냥프로그램을 현금거래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혼탁해진 게임질서를 바로 잡고, 건전한 게임 질서를 조성해 가기 위해 이번 판결은 큰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한편, 2006년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하다가 계정제재를 당한 이용자가 엔씨소프트에 제기한 손해 배상 소송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를 단속하고 이용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게이머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이용함에 따라 엔씨소프트가 업무 방해를 받고 있다고 인정하여 청구를 기각했다.
엔씨소프트는 "향후 불법프로그램의 근절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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