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각국 증권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눈에 띄는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 증시의 급등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기업 및 투자자들이 정보기술(IT), 문화콘텐츠 분야를 중국 쪽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기 때문인데, 현지 증시 반등에 따른 매력은 아직까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오랜 기간 침체에 시달렸던 중국 증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올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 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현지 증권사 국태군안증권과 중국 증시 및 주요업종에 대한 조사작업을 벌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말까지 상해종합지수는 12%, 선전종합지수는 16%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에 앞서 선행적으로 움직이는 홍콩 항셍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올 들어 26%나 급등한 상태.
◇2차 상승이 기대되는 중국 A시장

◆비유통주 개혁-수요 확대로 中 증시 전망 밝아
이러한 중국 증시의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승세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유통되지 않는 주식의 문제가 해소되고 있고, 기관 및 외국인의 투자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비유통주식의 '유통화 개혁' 작업을 시작했다. 현지 증시에 상장된 국유기업들의 주식이 대부분 거래가 되지 않아, 이를 일괄적으로 유통시키는 정책을 추진해온 것.
이에 따라 현재 시가총액 기준 55% 정도 유통화 작업이 진척된 상황이며, 오는 3분기 중에는 '유통화 개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지 증시의 침체로 자금조달 및 대외 인지도 확보를 위해 홍콩이나 대만,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진출했던 현지 법인들의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도 올 하반기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화 개혁'과 유상증자 등에 따른 물량 부담의 우려는 늘어나는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이 해소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현지 A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투자자(QFⅡ)는 지난해부터 주요 투자자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위안화 절상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2월까지 34개 기관이 QFⅡ 자격을 취득했고, 관련 펀드도 같은 달 225개가 신규로 결성돼 전체 5천970개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참여비중은 3% 불과한 상태. 그러나 중국 정부가 WTO에 약속한 금융시장 전면개방 및 외환거래 자유화를 앞두고 주식시장의 개방 폭을 확대할 가능성 높아 더 많은 외인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가의 외국인 주식소유 비율

지난 2001년 이후 중국 기관 중심의 펀드 시장은 회사형 펀드를 중심으로 연평균 40% 가량의 성장을 지속하다가 지난해 3% 증가에 그쳤다. 다만 현지 증권사들은 올 12~20% 수준으로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성장세가 절정에 달했던 중국 경제는 외국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올해와 내년에도 8%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정부 증시 활성화는 '덩치' 큰 기업 중심...IT·콘텐츠·벤처업종 전망 불투명
중국은 황사철을 맞아 거친 모래바람을 날려 보내고 있지만, 현지 증시의 활황으로 우리나라가 덕을 볼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현지 상장기업들이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70~80년대와 유사하게 대기업 중심의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일단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제를 형성할 수 있도록 산업을 재편하는데 치중하고 있는 것.
한국투자증권의 오재열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다국적기업 양산을 목표로 중·소형 기업보다 '덩치' 큰 기업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현지의 IT나 콘텐츠 관련 중소기업들이 중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 유망한 업종은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소비재 관련주와 최근 가격지수가 반등하고 있는 철강, 전력주 그리고 신규 IPO가 기대되는 금융업 종목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해외증시로 빠져나가고 있는 IT 및 콘텐츠 분야의 중소기업들을 자국증시로 불러 들이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투자사 및 기업들도 급등하는 중국증시의 덕을 보기 어려운 상태인 것.
현지 증시가 활기를 보이면서 낮은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경우 중국 투자에 나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투자금 회수와 사업 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자금조달 창구를 확보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정책이 이와 부합되지 않고 있는 상황.
중국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KTB네트워크의 관계자는 "중국 증시가 반등한다 해도 투자회사나 현지 벤처기업들은 현재까지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해외증시에 관심이 높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진행하고 있는 중국 기업 유치작업도 현지 증시의 상승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중국증시가 오른다 해도 중소기업들의 IPO가 활기를 띠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우리 증시의 저평가 문제가 해소돼 자금조달이 유리하거나, 국내증시 상장으로 기술력을 전수받을 수 있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면 증권선물거래소의 중국기업 유치사업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