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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공직사회 ‘고의적 업무태만’ 손본다…반복 땐 인사상 책임


노조 제안으로 근절 대책 마련…“성실한 직원에게 업무 몰리는 구조 개선”
상담·직무교육 등 개선 기회 우선…지속적인 태만은 평정 반영·징계 검토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경기도 양평군이 일부 직원의 고의적인 업무태만과 직무 회피로 업무 부담이 성실한 직원에게 집중되는 이른바 ‘조직 내 무임승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마련한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업무 과중이나 직무역량 부족 등 원인을 먼저 진단하고 개선 기회를 제공하돼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업무를 회피할 경우에는 인사상 책임을 묻는 것이 핵심이다.

군은 공직사회의 책임행정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업무 분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의적 업무태만·직무 기피 행위 근절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평군지부의 제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에 대한 보호를 넘어 조직 내부의 불합리한 업무 편중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군은 ‘업무는 균형 있게, 맡은 일은 끝까지’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업무를 떠안는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구성원 간 책임과 역할을 보다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공직사회에서 특정 직원의 업무 회피가 반복될 경우 그 부담은 같은 부서의 다른 직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조직 내부의 갈등을 넘어 행정 처리 지연과 업무 연속성 저하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주민이 받는 행정서비스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군의 판단이다.

군이 관리 대상으로 보는 행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처리를 지연하는 행위, 자신의 업무를 반복적으로 다른 직원에게 떠넘기는 행위, 정당한 업무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 등이다. 동일한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받고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경우 역시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업무 처리 속도가 늦거나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업무태만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개인에게 과도한 업무가 배정됐는지, 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직무역량이 충분한지, 부서 내 사무분장이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한다.

이를 위해 업무태만이나 직무 기피 문제가 제기되면 당사자와의 면담을 통해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사무분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업무를 조정하고 경험이나 전문성 부족이 원인으로 확인되면 직무교육 등을 지원해 개선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정당한 업무 지시 내용과 실제 이행 여부, 불이행 사유, 당사자 면담 결과 등을 기록으로 남길 방침이다. 관리자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부서 내 갈등이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향후 조치의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양평군청 전경 [사진=양평군]

충분한 상담과 교육, 업무 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이거나 반복적인 업무태만이 이어질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책임을 강화한다.

군은 2026년 하반기부터 ‘가등급 평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성과 면담 기록과 직무수행 능력, 평소 근무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당사자에게 직접 소명할 기회도 제공한다.

심사 결과는 근무성적평정에 반영될 수 있다. 군은 이를 통해 단순한 인상 평가가 아닌 구체적인 업무 수행 기록과 절차를 바탕으로 인사관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반복적인 개선 요구에도 업무태만이 계속될 경우에는 관련 법령이 정한 범위와 절차에 따라 직위해제나 징계 등 인사상 조치도 검토한다. 직위해제 이후에도 직무수행 능력이나 근무성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직권면직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직위해제와 징계, 직권면직 등은 공무원의 신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군은 관련 법령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제도의 운영 과정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양평군지부도 참여한다. 노조는 업무태만 문제가 제기된 직원에 대한 면담과 가등급 평정위원회 등에 참여해 제도가 일방적인 통제나 불이익 수단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절차적 공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업무태만 직원에 대한 제재뿐 아니라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의 업무 부담을 보호하는 데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 구성원의 반복적인 업무 회피가 조직 내에서 사실상 묵인될 경우 책임감 있게 일하는 직원에게 업무가 집중되고, 장기적으로는 조직 전체의 사기와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과와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당사자에 대한 상담과 업무 조정, 교육, 소명 절차를 단계적으로 거치도록 해 ‘책임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제도 안착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진선 군수는 “이번 계획은 특정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불합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충분한 상담과 교육, 개선 기회를 먼저 제공하되 반복적이고 고의적인 업무태만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군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군은 향후 제도 운영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노동조합과 협력해 업무태만과 실제 업무 과중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객관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떠안는’ 조직 내부의 불균형을 줄이고, 성실한 업무 수행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책임행정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양평=이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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