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최근 남극·우주 등 인류가 접근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을 개척하기 위한 '극한지 로봇' 개발이 활발하다.
14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 5년 9개월간 약 2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극한지 스마트 광역탐사를 위한 로봇-ICT 융합기술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극한지탐사로봇 KAREX [사진=한국로봇융합연구원]](https://image.inews24.com/v1/80decf424c93e4.jpg)
이번 사업은 첨단 로봇과 ICT 기술을 융합해 남극 대륙 등 극한지에서 무인 장거리·광역 탐사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극지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비용 구조와 성능 제약을 극복하고, 연구원의 안전 위험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며 로봇 플랫폼, 3D-IoET 통신, 센서·레이더 등 핵심 기술 개발과 함께 극지 현지 실증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정부 부처 간의 역할 분담과 연계도 촘촘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 플랫폼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을 통해 '2026년도 로봇산업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 공고를 냈다. 산업부는 총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극한지 탐사 및 다목적 작업을 위한 고하중 야외작업용 유압기반 휠드 휴머노이드 플랫폼 및 원거리 운용 기술개발' 과제를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내 대표 로봇 연구기관인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그동안 축적한 극지 탐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정부 공고 참여를 결정했다. KIRO는 앞서 지난 2014년 말 극지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함께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현지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극한지탐사로봇 KAREX [사진=한국로봇융합연구원]](https://image.inews24.com/v1/4aee6c8db9ec1a.jpg)
특히 KIRO는 지난 2024년 말 장보고과학기지 인근에서 자체 개발한 극한지 탐사 로봇 'KAREX'를 활용해 총 54km 구간의 장거리 자율주행 실험을 성공시키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당시 KAREX는 빙산로, 브라우닝 패스, 돌발 눈길 등 남극의 험난한 지형을 돌파했다. 나아가 로봇 3대를 동시에 운용하는 다중로봇 시스템을 통해 인류의 위협 요소인 크레바스(빙하 균열) 탐색 영역 커버리지 실험까지 완수하며 극한지 무인 탐사의 가능성을 열었다.
해외 주요국 역시 우주와 극한지를 겨냥한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최근 차세대 달·화성 탐사 4륜 로버 '어니스트(ERNEST)'의 사막 26km 자율주행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어니스트는 기존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나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채택한 6륜 구조 대신,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능동형 서스펜션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큰 바위나 계단형 장애물도 무리 없이 넘어설 수 있어 기존 모델보다 기동성과 자율성이 대폭 향상됐다.
NASA는 현재 어니스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크기를 두 배 이상 키워 달 표면을 수백 km 이상 이동할 수 있는 차세대 장거리 달 탐사 로버 개념을 연구 중이다.
이처럼 각국이 극한지 로봇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 자원을 선점하는 동시에 인류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과학적 발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강기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은 "극지 탐사 로봇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미지의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지하는 기술"이라며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로봇이 스스로 경로를 파악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남극 환경에 맞춰 지도를 지속 업데이트하는 자율 탐색 기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남극의 미생물이나 지질을 채취·분석해 지구의 기원을 밝히는 과학 연구 개발에 기여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사투를 벌이는 현지 과학자들을 돕는 것이 목적"이라며 "여기서 축적된 기술을 보완하면 우주나 북극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기술은 우주항공청이 고민 중인 2030년대 달 개발 계획과도 연계된다.
강 원장은 "달 표면의 흙을 활용해 건축 기지를 짓는 등 향후 달 개척 단계에서도 극지 로봇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재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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