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의 정체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가커피 브랜드에 시장 입지를 내준 데 이어 최근 확산한 '탈벅'(탈스타벅스) 수요도 충분히 끌어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프리미엄과 초가성비 브랜드로 양극화한 커피시장에서 이디야의 입지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디야커피 사옥. [사진=이디야커피]](https://image.inews24.com/v1/d73d8308e4d0ad.jpg)
15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이디야커피의 주간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약 58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직전인 5월 11~17일(약 54억2600만원) 대비 8.7%(4억700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해당 기간 스타벅스의 결제 추정액은 321억6400만원에서 244억3200만원으로 24.0%(77억3100만원) 감소했다.
프리미엄 커피 소비층으로 분류되는 스타벅스 고객들이 이디야를 대체재로 적극 선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커피시장 변화에 따라 이디야의 포지셔닝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001년 1호점 오픈 후 공격적인 출점 전략과 가성비를 바탕으로 고속성장해 온 이디야는 최근 몇 년 새 고전하고 있다.
이디야 매출은 지난 2022년 277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이듬해 2756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이디야 매출이 전년 대비 역성장한 건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 2024년 2420억원, 2025년 2387억원으로 3년 연속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10년 만에 100억원 밑으로 떨어진 후 다시 100억원 고지를 밟지 못하고 있다.
국내 커피 소비 트렌드가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극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생긴 변화다.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며 이디야 특유의 가성비 이미지가 흐릿해졌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충족하기엔 프리미엄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디야의 시장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문제를 해결을 위한 리브랜딩도 여전히 요원하다. 문창기 회장은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전면적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를 두 번 넘긴 현재까지 구체화된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힌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리브랜딩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안팎으로 의견이 분분한 탓이다. 고강도 체질 개선을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섣불리 가격과 브랜드 콘셉트 등을 조정했다가 기존 고객층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 사옥. [사진=이디야커피]](https://image.inews24.com/v1/d633e53ecb2426.jpg)
여느 때보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탓에 점주들의 기초체력이 많이 떨어진 점도 문제다. 직영점의 경우 본사가 방향성을 제시하고 밀어붙일 수 있지만 가맹점은 그 과정에서 점주 개인의 동의와 투자가 필요하다. 가령 리브랜딩으로 매장 내외부 인테리어를 변경해야 한다면 본사는 물론 점주까지 일정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디야는 점진적 리브랜딩을 통해 점주 부담과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말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음료 기본 용량 확대와 메뉴 개편을 골자로 한 리빌딩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프로젝트에 따라 이디야 모든 음료의 기본 제공 사이즈는 기존 14온스 레귤러 사이즈에서 18온스 라지 사이즈로 확대됐다. 메뉴 구성도 함께 재정비했다. 판매 실적이 저조한 음료는 단종하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던 인기 메뉴를 재출시했다. 가맹점 운영 측면에선 레시피를 표준화하고 원부자재를 통합해 제조 공정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리브랜딩 작업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신중하게 진행 중인 상태다. 지난해 말 음료 리브랜딩을 진행했고 향후 베이커리나 인테리어 등 다방면에서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가맹점 수익성 등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아 예상보다 리브랜딩 작업에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어느 수준까지 리브랜딩을 단행할 것인지 방향성도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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