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가 회사 재건을 목표로 돌입한 기업회생절차가 1조원 규모 공익채권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사상 초유의 전 점포 임시휴업 사태가 터지며 시장에서는 정상화 가능성을 사실상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은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점주, 임대인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 고통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관리 한계를 이유로 전날부터 대형마트 전 점포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3일 회생계획안을 폐지한 뒤에도 영업을 강행했지만 결국 정상운영이 불가능한 한계상황에 이른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급증한 공익채권이다.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 보고서를 보면 지난 5월말 기준 공익채권 규모는 1조원을 웃돈다. 미지급 납품대금 등 상거래채권이 7940억원, 제세공과금 채권이 820억원선이다.
이는 회생절차 개시 당시인 지난해 3월 공익채권 규모 3328억원과 비교하면 7000억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최근 밀린 급여 지급으로 일부 감소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1조원 안팎의 빚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3월 감행한 회생절차 신청이 결과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홈플러스는 당장 부도상태가 아님에도 법정관리를 신청해 채무조정과 부채탕감만을 노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회생절차 개시후 홈플러스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고객감소와 거래처 이탈을 겪었다. 여기에 상품공급 차질이 반복되며 현금창출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법원은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하면 회생절차를 재개할 여지를 뒀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자금조달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종료전 '견련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견련파산이 선고되면 회생절차중 발생한 공익채권은 우선 변제지위를 일정부분 유지한다.
하지만 핵심자산을 대부분 매각한 홈플러스에 남은 자산은 많지 않다. 특히 메리츠금융그룹측이 자가점포 62개 대부분에 신탁담보권을 설정해 일반채권자보다 우선권을 갖는다.
결국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등 후순위 채권자들이 한정된 자산을 두고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협력업체는 미지급 납품대금 회수를 장담하기 어렵고 입점점주들은 보증금 반환이 불투명하다. 일부 건물주는 수백억원대 임대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IB)업계는 이번 사태 근본 원인으로 MBK파트너스 차입매수(LBO) 방식 인수를 꼽는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약 7조2000억원중 2조7000억원을 홈플러스 자산담보 대출로 조달했다.
이후 지속적인 점포매각과 자산유동화가 이어졌지만 경쟁력 강화보다 재무부담 경감에만 집중하면서 홈플러스 체력이 고갈됐다는 분석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는 "MBK는 더 이상 홈플러스를 정상화할 의지도 자격도 없다"며 "수조원의 이익만 챙길 뿐으로 수십만 노동자와 입점업주, 협력업체는 안중에도 없는 사모펀드의 악랄한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진광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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