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국내 산업 전반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산 기반 붕괴와 인공지능(AI) 전환에 따른 노동 수요 재편이 이뤄지면서, 이민자 유입 정책은 더이상 인력난 보완의 영역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원중 건국대 교수는 1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한국형 외국인력·이민정책 전환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무역협회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한국형 외국인력·이민정책 전환 포럼'에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왼쪽 다섯번째부터 이성희 인제대학교 특임교수(고용노동부 전 차관),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민휘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대표) [사진=설재윤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ad220145a2a69.jpg)
김 교수는 "외국 인력과 이민 정책은 과거 일부 업종의 인력난을 보완하는 노동시장 정책으로 인식돼 왔으나, 현재 한국이 마주한 현실은 훨씬 구조적"이라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 인구 감소, 산업 및 지역 소멸 위험, AI 전환에 따른 일자리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이민 정책은 산업 경쟁력과 사회 지속 가능성을 함께 다루는 중장기 국가 전략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단순히 노동력 규모 축소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인력 확보, 숙련 형성, 생산 기반 유지, 지역 산업 생태계의 지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15~64세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이미 2012년(73.4%)에 정점을 찍고 하락세다. 결혼 연령 또한 급격히 상승해 1990년 남성 27.8세, 여성 24.8세였던 평균 초혼 연령은 2025년 각각 33.9세, 31.6세로 높아졌다.
최근 화두인 AI 전환에 대해서는 "AI가 인력 부족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AI가 일부 직무를 대체하더라도 현장 운영, 돌봄, 유지보수, 글로벌 비즈니스 대응 등 사람의 역할이 필수적인 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AI 시대의 외국 인력 정책은 '얼마나 많이 들여올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숙련력을 가진 인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정착시킬 것인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발표에서는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국의 사례를 통한 제도 개선 제언이 이어졌다.
안나 마리아 메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유학과 임시취업을 통해 유입된 인재를 노동시장의 수요에 따라 선별해 장기 체류로 연결하는 미국의 단계적 인재 유치 구조를 소개했다.
그라시아 리우-파러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들어 "기업 내 교육과 현장 훈련을 통해 숙련된 외국인력이 장기 체류와 정주로 이어지는 구조를 발전시켜 왔다"며 한국도 숙련 축적과 체류 전환을 연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샹 쉬 대만 국립중앙대 교수는 민간 중개기관을 통한 신속한 공급의 이면에 존재하는 높은 중개 비용과 이탈 문제를 지적하며, 민간의 효율성과 공공 관리의 신뢰성을 결합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무역업계의 외국인력 활용 실태도 조명됐다.
무역협회와 산학협동재단이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외국인 고용기업의 73.4%가 외국인력이 기업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특히 외국인력이 내국인력을 대체(16.2%)하기보다, 내국인 기피 공정·업무를 보완(44.2%)한다는 답변이 주를 이뤄, 외국인력이 업계의 필수 보완적 역할로 기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기업들은 개선 과제로 비자 발급·변경 절차 개선, 직무에 적합한 인력 매칭, 직무 중심 교육과 숙련 인력의 장기 활용 기반 마련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정책도 '누구를 몇 명 받아들일 것인가'에 초점을 둔 유입 관리에서 벗어나, 외국인력의 숙련 형성과 경력 개발, 체류 전환과 지역 정착을 함께 설계하는 활용 중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한국무역협회(KITA)가 개최했으며, 미국, 일본, 대만, 독일 주요국의 정책 경험을 비교하고 한국의 산업 구조와 기업 현실,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에게 맞는 외국 인력 이민 정책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설재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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