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손님보다 매물이 더 귀합니다. 전세가 하나 나오면 집을 보겠다는 예약부터 줄줄이 잡힙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전용 84㎡(33평형) 전셋집을 찾는다고 문의하자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목록 대신 대기중인 손님명단부터 설명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단지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a12c08337cd3f.jpg)
이 일대 대표 신축아파트인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셋값은 현재 10억~11억원선에 형성돼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순수 전세매물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중개업소들은 간혹 매물이 나와도 주말에 방문예약이 한꺼번에 몰려 실제 집을 보기까지 1~2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다린다고 해서 집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앞선 순번의 수요자가 계약금을 먼저 송금하거나 단지구조를 잘 아는 입주희망자가 내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계약을 체결해 방문일정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전세매물이 접수되면 대기손님들에게 먼저 연락을 돌리는데 하루만에 예약 여러건 잡히는 게 일상"이라며 "집을 보여주기로 약속한 날이 오기 전에 앞 순번 손님이 계약을 끝내버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요자들이 집 상태를 하나하나 비교할 여유가 없다"며 "동일평형에 비슷한 동·층이면 사진이나 이전에 봤던 구조만 확인하고 계약금을 먼저 보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단지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28c6d6e62db9f.jpg)
최근 은행권이 대출한도를 조이면서 내집마련을 미룬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대거 밀려난 모양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대출한도 축소를 발표한 지난 8일부터 길음동 주요 신축단지에는 전용 84㎡ 전세매물을 찾는 30·40대 문의가 쇄도했다.
특히 입주연식이 짧고 주거환경이 우수한 '롯데캐슬클라시아'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에 문의가 집중됐다. 매물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은 길음뉴타운 대단지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현재 롯데캐슬클라시아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 매매가격은 17억~18억원선이다. 길음뉴타운 주요 대단지도 비슷한 평형이 12억~15억원대에 거래된다. 대출한도가 줄면서 매수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전세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길음동 일대는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한 출퇴근이 편리한 데다 신축 대단지와 학교, 백화점 등 생활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맞벌이 부부와 자녀를 둔 30·40대가구 선호도가 꾸준히 높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단지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9eddd4f17add4.jpg)
그러나 시장에 나오는 순수 전세물량은 거의 멸종단계다. 전용 84㎡ 전세매물은 롯데캐슬클래시아 1건,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1건에 불과하다.
전세가 사라진 자리에는 보증금 2억~6억원에 월세 160만~280만원을 받는 반전세가 늘고 있다. 거액의 보증금반환 부담을 줄이고 매달 임대수입을 얻으려는 집주인이 많아진 까닭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B씨는 "롯데캐슬클래시아나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입주 당시 전세를 놓았던 집주인들이 대거 실거주로 전환했다"며 "집주인들이 오른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기보다 본인들이 직접 입주하는 경우가 많아 매물이 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단지 전경. [사진=정승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9266ab197ad75.jpg)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한도가 줄어든 현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세입자 선택지는 반전세로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길음동 신축단지는 입주초기 급전세가 7억원대에 형성됐지만 물량이 소진된 뒤 일부매물이 10억~11억원대에 거래된 상황"이라며 "전세 부족현상이 이어지면 선호도 높은 매물의 가격상승과 반전세 전환 흐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