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편안한 골프웨어 차림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 숙소를 나섰다. 곁에는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함께했다. 리조트 입구에는 AFP와 게티이미지 등 세계 주요 언론 사진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두 사람이 포착되면서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사실도 확인됐다.
이 회장과 한 사장은 지난 7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앨런앤드컴퍼니(Allen & Co.)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에 초대 받은 한국 기업인은 두 사람이 유일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e21f8a9a6160ff.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0f3677a76407ac.jpg)
회의장 안은 철저히 비공개다. 공식 참석자 명단과 회의 일정, 대화 내용도 공개되지 않는다. 대신 전 세계 언론은 숙소와 행사장 주변에서 세계 최고 기업인들의 모습을 포착하며 누가 올해 선밸리를 찾았는지를 확인한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과 금융업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선밸리는 흔히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Billionaire Summer Camp)'로 불린다. 그러나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다.
공식 발표와 기자회견보다 골프와 하이킹, 저녁 만찬이 더 중요한 행사로 알려져 있다. 참가자들은 며칠 동안 같은 리조트에서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5a91fb073d9057.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1d31f68b50892d.jpg)
선밸리는 1983년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의 허버트 앨런 주니어가 만들었다. 당시 미디어와 금융업계 최고경영자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고, 이후 빅테크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참석자도 기술기업 최고경영자까지 넓어졌다.
실제 선밸리는 굵직한 기업 거래의 출발점으로도 유명하다.
월트디즈니의 ABC 인수와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 제프 베이조스의 워싱턴포스트 인수 논의 등이 이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과 쿡 CEO가 선밸리에서 만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오랜 소송이 마무리됐던 일도 있다.
재계에서는 올해 한진만 사장이 이 회장과 동행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애플과 메타, 알파벳, 오픈AI 등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 또는 잠재 고객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한 만큼 사업 협력이나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만남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05b0410868644b.jpg)
세계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외딴 리조트에 모이는 것은 선밸리만의 특징이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971년 스위스 알프스 산악도시 다보스에서 시작됐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만든 구글캠프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섬에서 열린다.
1954년 출범한 빌더버그 회의는 유럽과 북미의 외딴 호텔과 리조트를 돌며 개최되고, 1973년 설립된 삼각위원회(Trilateral Commission)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정·재계 지도자들이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네트워크로 자리 잡았다.
행사의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대부분 접근이 쉽지 않은 산악 리조트나 섬, 휴양지에서 열리고 공식 회의보다 식사와 산책, 운동, 비공개 토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e3d9dac16755e1.jpg)
외신들도 선밸리의 진정한 가치는 '회의'보다 '관계'에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보스와 달리 선밸리는 철저한 비공개 행사"라며 "실질적인 대화와 협상은 골프장과 하이킹 코스에서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올해도 AI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빅테크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만나 투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도 "1983년 미디어 거물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선밸리가 이제는 AI 기업들이 중심이 된 행사로 바뀌었다"며 "행사의 진정한 가치는 발표보다 저녁 식사와 산책길에서 이뤄지는 네트워킹과 딜 메이킹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로지에서 열린 앨런앤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https://image.inews24.com/v1/761a177f990e1a.jpg)
20년 넘게 사모펀드 업계에 몸담은 한 관계자는 "세계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모이는 행사는 산속이나 섬처럼 외부와 일정 부분 차단된 공간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며 "며칠 동안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고 공동의 의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장 대신 편안한 복장을 하는 것도 직함보다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기 위한 행사 설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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