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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사건'...아버지는 증거 폐기, 경찰은 정보 유출


경찰 수사 신뢰 '흔들'…국수본부장 "유구무언"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장윤기 살인사건' 피고인 장윤기(23)의 아버지가 아들의 범죄 증거를 인멸하고, 이 과정에서 담당 수사팀이 이를 도와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유구무언"이라고 했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수사에 대한 총책임자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6.7.3 [사진=연합뉴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6.7.3 [사진=연합뉴스]

홍 본부장은 6일 경찰청 출입기자단과의 정례 브리핑에서 장윤기 아버지 장 모 경감의 증거인멸 정황과 수사팀의 수사정보 유출 의혹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래서 바로 수사감찰을 하고 그 과정에서 수사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 발견돼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언론에서 드러난 내용 뿐만 아니라 수사감찰에서 밝힌 내용을 포함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다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경찰청은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22명 규모다. 전담수사팀은 이날 장윤기 사건 관할 경찰서인 광주광산경찰서 담당 형사팀장 A경감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체포하고 수사팀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A경감은 사건 직후 장윤기 SUV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홍 본부장은 "당장 신병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기존 형사팀을 제외한 나머지 반부패수사대 쪽에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직쪽으로 돌려 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다른 청에서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주경찰청도 수사대상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홍 본부장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인해서 라인에 있는 사람은 경찰서 뿐만 아니라 모두가 수사감찰, 수사대상이 된다"고 했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6.7.3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9일 광주 광산구 광주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 1층에 마련된 이채원 학생 기억공간에서 시민들이 이 양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담수사팀은 이번 사건을 담당한 형사팀을 배제하고 대부분 반부패수사대로 구성됐다. 그러나 전담수사팀 역시 같은 광주경찰청 소속이어서 적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같은 청 내부 비위인 데다가 수사 대상자들 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 본부장이 필요시 다른 청이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사건 특성상 또 한번 제대로 된 초동 조치가 지연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홍 본부장은 이에 대해 "현장에서도 이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경찰서의 문제가 아니라 청의 관리체계 문제"라면서 "국민으로부터 한치의 의심도 받지 않도록 공명정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6.7.3 [사진=연합뉴스]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윤기는 지난 5월 4일 오후 11시 55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일대에서 귀가하던 고교 2학년 이채원 양(17)을 노리고 차량으로 미행하다가 인적이 드문 보행로에서 납치하려다가 실패하자 흉기로 살해했다. 장윤기는 이 양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 남학생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장윤기는 직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불과 하루 전인 같은달 3일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된 20대 외국인 여성 B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다가 거절당하자 집에 침입해 B씨를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후, 장윤기는 흉기 2점을 구입해 B씨를 다시 찾아갔으나 B씨가 다른 곳으로 피신해 찾을 수 없게 되자 피해 여고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11시간만에 장윤기를 체포한 뒤 구속수사를 벌인 결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결론 내고 5월 14일 광주지검에 송치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장윤기가 B씨에게 교제를 거절당한 뒤 분풀이 대상으로 여고생을 살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6.7.3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22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여성혐오 살해사건 가해자 장윤기 엄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22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검찰은 장윤기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보완수사 결과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범죄였고, 범행 수법도 B씨를 상대로 한 범행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특히 장윤기 주거지에서 발견된 리얼돌 2개의 훼손 부분에 비춰봤을 때 단순 살인이 아닌 성적 동기와 폭력성이 결합된 정황이라고 판단했다. 리얼돌 관련 부분은 경찰도 주목했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봤다. 형법상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지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뿐이다.

검찰 보완수사에서 드러난 사실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장윤기의 범행동기 핵심 증거물이었던 리얼돌들을 장윤기 아버지인 장 경감이 폐기한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 장윤기 주거지의 도어록 비밀번호를 경찰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유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장 경감은사건 발생 사흘 뒤인 5월 8일 장윤기 주거지에 있던 리얼돌들을 폐기한 뒤 광주 지역 여러곳에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리얼돌들을 영상으로만 촬영한 뒤 압수하지 않았다. 장 경감은 또 장윤기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여러개를 불태웠다. 장윤기가 범행 도구로 사용했던 SUV 차량도 인계 받아 보관했다. 경찰은 SUV 차량을 긴급 수색했지만, 증거물로 압수하지는 않았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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