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회의는 길이가 아니라 실행이 중요합니다."
취임 닷새째를 맞은 추경호 대구시장이 첫 월요일 간부회의부터 대구시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강도 높은 조직 혁신에 나섰다.

보고자료를 없애고, 발표 시간은 단 2분으로 제한했다. 회의장에는 타이머까지 등장했다. 형식과 의전을 걷어낸 대신 핵심만 말하고, 즉시 실행하는 '실무형 시정'을 선언한 것이다.
대구시는 7일 추 시장이 취임 후 첫 월요 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민선9기 시정 운영 방향을 공유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실행력을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기존의 장시간 업무보고 중심 회의와는 확연히 달랐다.
회의자료를 모두 없앤 '페이퍼리스(Paperless)' 방식으로 진행됐고, 시장과 실·국장 사이의 물리적 거리도 크게 좁혔다. 각 실·국장은 담당 현안과 시장 지시사항을 2분 이내에 직접 보고해야 했으며, 시간 준수를 위해 회의장에는 타이머가 설치됐다.
회의가 시작되자 실·국장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회의가 이어질수록 "핵심만 말하고 바로 실행한다"는 추 시장의 시정 철학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는 단순히 회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변화가 아니었다.
실·국장 스스로 핵심 현안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시민과 언론, 시의회 어디에서든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 장악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추 시장의 조직 운영 철학이다.
추 시장은 회의에서 시민 안전을 가장 먼저 꺼냈다.
그는 "과거 재난이 다시 발생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재난안전실과 환경수자원국은 현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긴밀하게 협업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경제 회복을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 운영 방향도 분명히 했다.
추 시장은 "대구시 업무 가운데 경제와 관련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며 "모든 실·국이 안건을 적극 발굴해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정책 완성도를 높이는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역 대학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전담 TF 구성을 지시했던 사안"이라며 "치밀한 전략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반드시 지역 대학이 선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취수원 다변화 사업도 과학과 객관성을 최우선 가치로 제시했다.
추 시장은 "복류수 실증 실험은 철저히 과학적이고 공정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대표성 있는 전문가를 검증단에 참여시키고 시민단체와도 적극 소통해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정책도 속도를 주문했다.
청년특보 선발과 관련해 "청년에게 정책 운용의 주도권을 주기 위한 제도인 만큼 많은 청년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가장 적임자를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한 규제개선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추 시장은 "규제 개선 건의 창구를 만들어 시민 의견에 대해 진행 상황부터 신속하게 답변해야 한다"며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인 만큼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적극 협업하라"고 지시했다.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메시지도 강했다.
추 시장은 "시장이 결정한 일은 시장이 책임진다. 공무원들은 절차를 철저히 지키면서 적극적으로 일하라"고 독려한 뒤 "다만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열심히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이 똑같은 대우를 받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라며 성과 중심의 인사 운영 원칙도 분명히 했다.
언론과의 소통도 민선9기 핵심 원칙으로 재차 강조했다.
추 시장은 "정책은 충분히 설명하고 언론의 의견도 열린 자세로 수용해야 한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는 적극 설명해 바로잡는 것이 시민과 언론에 대한 공직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시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실·국장이 현안을 완전히 꿰뚫고 있어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민선9기 시정 비전인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은 결국 실행과 성과에서 완성된다. 실무와 실행 중심의 시정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취임 첫날 도시락 간부회의를 시작으로 시민안전 현장점검, 직원과의 소통, 재난 현장 방문에 이어 첫 월요 간부회의까지. 추 시장이 보여준 연이은 행보는 '회의보다 실행, 형식보다 성과'라는 민선9기 시정 철학을 공직사회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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