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서귀포 앞바다를 병풍처럼 둘러싼 범섬·문섬·섶섬이 약 8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섬은 형성된 시기도 비슷해 제주 남부 해역을 따라 일렬로 화산활동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주세계유산본부는 2025년부터 시작된 제주도 전역 지질도 구축 사업 중간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유산본부에 따르면 이 섬들은 서귀포 앞바다 약 8㎞ 구간에 일렬로 배열된 화산섬이다. 과거에 칼륨-아르곤(K-Ar) 연대측정에서는 문섬과 섶섬이 약 73만 년 전 형성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더 정밀한 아르곤-아르곤(Ar-Ar) 연대측정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범섬은 80.4±0.4만 년, 문섬은 82.4±0.8만 년, 섶섬은 79.6±0.3만 년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섬에서는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가 모두 80.4±0.4만 년으로 일치해 분석의 재현성도 확인됐다.
섬의 형성과 분출 시기를 유사하게 추정하는 이유는 세 섬이 약 80만 년 전후의 가까운 시기에, 그것도 거의 직선상에 배열돼 형성됐다는 점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를 토대로 당시 제주 남부 해역에서 선상(線狀) 화산활동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암석과 광물의 화학조성 분석을 추가로 수행해 세 섬의 화산활동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마그마 공급계와 관련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주 남서부의 산방산·각수바위·원만사 등 약 80만 년 전후의 조면암질 화산체와 비교해 제주 남부 고기(古期) 화산활동의 시공간적 전개 과정도 밝힐 예정이다.
이번 결과는 지난 3월 도내 오름 90여 개의 분출 시기 자료를 수집·정리한 작업과 연계해 진행된다.
앞서 유산본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라산 일대 지질도 구축 사업을 마쳤다. 현재는 제주 전역의 오름과 화산지형의 형성 시기와 분출 순서를 조사하고 있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제주에 분포하는 360여 개의 오름과 화산지형은 제주의 과거를 기록한 자연유산이자 미래 활용 가치가 큰 자원"이라며 "연구 예산 확보와 국내외 연구기관 협력을 넓혀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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