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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점주노조' 탓하기 전 상생문화가 먼저다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사실상 가맹점주 노조가 생기는 것 아닙니까. 정상적 사업이 되겠습니까."

기자수첩. [사진=아이뉴스24]
기자수첩. [사진=아이뉴스24]

최근 프랜차이즈 취재를 하다 만난 업계 관계자는 곧장 우려의 말을 쏟아냈다. 연말 시행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물었던 참이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가맹점주의 단체협상권을 보장하는 걸 골자로 한다. 점주단체가 가맹본부와 거래 조건 등을 협상할 수 있고 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현행 가맹사업법도 본부가 점주단체의 협의 요청에 성실히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강제성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개정안을 통해 점주단체가 마치 기업의 노조처럼 협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해당 법 개정안은 2015년 처음 발의됐지만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 지난 10여 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작용은 점주단체의 난립이다. 복수 단체의 협의 요청이 남발될 경우 본부의 정상적 경영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필수품목과 공급가격, 광고·판촉 등 가맹점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도 모두 협의 대상에 포함되기에 점주단체가 협의 요청 권한을 악의적으로 활용할 경우 본부 측에서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학계 역시 점주단체에 특별한 제약 없이 막대한 권한만 쥐여준 이러한 사례는 전 세계를 살펴봐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을 취재하며 이러한 우려가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관련 문제의식을 주제로 업계와 학계 목소리를 담은 기사도 더러 썼다.

하지만 그 우려를 가장 설득력 없게 만든 당사자 역시 자신들이라는 걸 프랜차이즈 업계는 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본부가 점주단체 힘을 빼기 위해 복수단체 설립을 유도하거나, 단체 활동에 참여한 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태는 업계의 고질적 폐단으로 꼽혀왔다. BBQ, bhc, 맘스터치 등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점주단체 활동방해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억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공정위 철퇴만 피할 정도로 교묘하게 점주단체를 압박하는 사례는 더 많다. 단체가 대표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협의에 임하지 않거나, 협의회 구성이 구체화되기 전 사전에 싹을 밟는 식이다. 최근 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는 본부가 기존 협의회와 별도로 점주 대표를 공개 모집하며 사실상 '어용 단체' 결성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본부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소통 창구라고 설명했지만, 점주협은 본부가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점주단체의 대표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별도 협상 창구를 만드는 건 업계에 만연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업계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시행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막 해외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한 K-프랜차이즈의 성장동력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세심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먼저 점주들과 협상 테이블에 정당하게 마주 앉을 결심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대화는 피하면서 규제만 걱정한다면, 그 목소리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항변으로 비칠 뿐이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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