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한국 사회의 '집단적 비난 문화'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 탈락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귀국한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축구팬들이 '홍명보 나가' 를 외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dfb8f491d93be.jpg)
최근 일본 주요 언론과 정치권, 온라인 여론에서는 홍 감독을 옹호하면서 한국 사회의 비난 문화를 꼬집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중의원 의원인 고노 다로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OB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말라"는 글을 올리며 공개적으로 홍 감독을 두둔했다. 그는 과거 홍 감독이 활약했던 J리그 쇼난 벨마레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연이 있다.
일본 스포츠 칼럼니스트 에노키도 이치로도 "명보, 일본으로 오라. 당신의 투지를 J리그 팬들은 잊지 않았다"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더 주목받은 것은 일본 온라인 여론의 흐름이었다. 야후재팬 관련 기사 댓글에서는 경기력 자체보다 패배 이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반응을 문제 삼는 의견들이 높은 공감을 얻었다.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 탈락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귀국한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축구팬들이 '홍명보 나가' 를 외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4c31741467796.jpg)
한 이용자는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책임은 감독을 선임한 사람이 져야 한다. 결과가 나온 뒤 누구나 비난할 수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감독과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패했다고 한 사람을 철저히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결과가 나쁘면 이렇게까지 비난받는데 누가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겠느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패배를 남 탓으로 돌리기보다 장기적인 육성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 "감독을 비난하기 전에 이런 상황을 만든 협회와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언론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댓글도 공감을 얻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 가운데 하나는 일본의 오래된 공동체 배제 관행인 '무라하치부(村八分)'를 언급했다.
작성자는 "일본에서 사라진 무라하치부 문화가 바다를 건너 한국에 뿌리내렸다"고 적었다. 무라하치부는 공동체의 규범을 어긴 사람을 마을 전체가 집단적으로 배제하던 풍습을 뜻하는 말로, 해당 댓글은 홍 감독을 향한 여론을 집단 따돌림에 빗댄 것이다.
이 밖에도 "한 사람을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문화 같다" "유명인이 한 번 실패하면 살아가기 어려운 사회처럼 보인다" "마녀사냥을 보는 것 같다" "패배한 사람을 위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런 분위기라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반면 일부 댓글은 축구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를 일반화하거나 비하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왕따 문화가 남아 있는 것 같다" "한국에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다른 나라를 존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국민성 때문에 발전이 어렵다"는 등의 원색적인 표현도 적지 않았다.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 탈락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귀국한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축구팬들이 '홍명보 나가' 를 외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d3bdbb74183be.jpg)
이번 논란을 두고 일본의 관심이 한국의 월드컵 탈락 자체보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한국 사회의 방식'으로 옮겨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일본 축구계는 대표팀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감독 개인의 책임뿐 아니라 협회의 장기 육성 정책과 감독 선임 과정, 시스템 전반을 함께 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들은 대표팀 실패를 다룰 때도 감독 개인보다 협회의 구조적 문제와 중장기 비전을 함께 짚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에서 홍 감독을 향한 동정론이 나온 것도 그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해서라기보다 패배한 감독에게 모든 책임이 집중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낯설게 바라본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 관련 기사에서 강경한 의견이 상위에 노출되는 야후재팬 댓글 문화가 맞물리면서 비판의 대상이 홍 감독 개인을 넘어 한국 사회 전반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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