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박지은 기자] "10년 뒤 반도체 일자리의 황금밭은 대기업이 아니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입니다."
홍상진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수(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는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 명지대학교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도 결국 장비와 소재, 부품 기업으로 이어진다"며 "자동화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이 확대될수록 대기업의 직접 고용보다 장비와 소재, 패키징 등 소부장 분야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상진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교수(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가 지난 6월 30일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4d705a1f060a0.jpg)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총 100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연내 착공해 팹(공장) 6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 1기 팹 가동을 앞두고 있고, 이후 3개의 팹을 더 짓는다.
홍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중심도 '칩'을 넘어 장비·소재·패키징을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를 이야기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칩만 떠올리지만 실제 산업은 설계와 제조, 장비, 소재, 테스트, 패키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라며 "앞으로 5년 안에 '소부장도 반도체'라는 인식이 사회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명지대는 교육부가 2023년 선정한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에 참여해 호서대와 수도권·비수도권 동반성장형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학과 설계 단계부터 소부장과 전공정 장비 분야를 특화해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호서대는 테스트·패키징 분야를 맡고 있다.
반도체공학부 인기…광역모집 150명 중 최대 100명 반도체 선택
홍 교수는 매년 2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 코리아'를 학생들과 함께 찾는다. 올해까지 벌써 15년간 최신 기술 트렌드와 반도체 기업들의 동향을 학생들과 살펴봤다.
![홍상진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교수(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가 지난 6월 30일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6d6d3e7cd69b9.jpg)
그는 수험생들의 반도체 전공 인기를 묻는 질문에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며 "광역 모집으로 입학한 학생 약 150명 가운데 80~90명, 많을 때는 100명 가까이가 반도체공학부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앞으로도 기술시장을 계속 견인할 것이고, 그 중심에는 결국 반도체가 있는 만큼 학생들의 진로 선택도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10년 후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기회는 생산능력 확대"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대 화두는 공급부족이다. '공급망의 제왕'으로 꼽히는 애플마저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의 두 자리수 인상을 단행했을 정도다.
메모리 기업들도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47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도 서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팹 4기를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홍 교수도 10년 후인 오는 2035년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생산능력의 급격한 확대를 꼽았다.
그는 "개인적인 전망이지만 2035년에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60~70%를 우리나라가 담당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AI 확산으로 공장과 생산 규모 모두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상진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교수(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가 지난 6월 30일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cffe3b455b593.jpg)
이어 "최근 발표된 3대 메가 프로젝트도 겉으로는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모두 반도체 산업과 연결된다"며 "10~15년, 늦어도 20년 뒤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 조건을 묻는 질문에 홍 교수는 "용인에서 먼저 소부장 생태계를 육성하고 경쟁력을 확보한 뒤 그 성공 모델을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인에서 10년 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한다면 광주·전남은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장이 두 배로 늘어나면 소부장 기업도 그만큼 성장한다. 인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산업 자체가 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에는 수도권을 선호하는 인력이 많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업과 지역 인프라가 함께 발전하면서 인력 순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램리서치 꿈꾼다"…학생들 "실무형 교육이 경쟁력"
이날 인터뷰에는 반도체 관련 전공을 하는 학생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명지대에 있는 실제 웨이퍼(반도체 원판) 양산 장비를 활용한 실습이 취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9년 입학한 신소재공학과 대학원생(28·남)은 "처음에는 원삼에 SK하이닉스만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용인과 기흥에 장비기업들이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며 "다른 직장을 다니다 학교로 돌아왔고 지금은 직무에 맞는 기업 입사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공학과 박사과정 2년 차 학생(27·여)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글로벌 장비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학교에 실제 양산에 사용했던 300㎜ 웨이퍼 공정 장비와 증착·식각 장비가 구축돼 있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전기공학과 학생(23·남)은 "면접에서 램리서치의 키요(Kiyo) 장비를 직접 다뤄봤다고 설명했더니 현직자들이 놀랄 정도였다"며 "학교에서 쌓은 실습 경험이 취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반도체공학과 석사과정 학생(25·여)은 "학교에는 양산형 300㎜ 팹뿐 아니라 4인치와 6인치 웨이퍼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시설도 갖춰져 있다"며 "기계공학 전공을 살려 기구설계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외국계 반도체 장비 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진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교수(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가 지난 6월 30일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33f7efa95d99d.jpg)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명지대가 키우고 싶은 인재"
홍 교수는 "명지대 반도체공학부는 학과를 만들 때부터 소부장과 테스트, 패키징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설계됐다"며 "회로설계나 소자설계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대학은 많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소부장과 테스트, 패키징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반도체를 하고 싶은 사람, 반도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명지대 반도체공학부가 그런 꿈을 실현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홍상진 교수는?△1971년생 △반도체공학부 학부장 △반도체공정진단연구소장 △산학인재개발원장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수석부회장 △교육부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장 △(주)에프에스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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