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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편의점주 울린 '최저임금 단일제'⋯"이젠 24시간 못 버틴다"


업종별 차등적용 또 무산⋯점주들 "현실 외면한 결정"
수익성 악화에 점주 근무 확대⋯야간 영업 포기 고민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단골손님들이 저보고 '편의점 지박령'이래요. 하루 14시간씩 매일 매대를 지키니까요. 체력도 정신도 이미 한계입니다. 전 업종에 최저임금을 똑같이 올리겠다는데 내년엔 결국 야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18일 늦은 밤 서울 송파구 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편의점 점주 김모(52)씨는 매장 입구에 부착된 '심야시간 무인운영 안내문'을 씁쓸하게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소한 아르바이트생 4명만 고용하고 나머지 취약 시간대는 온전히 자신의 노동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그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날아온 '최저임금 차등적용 부결'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현실을 외면한 채 최저임금만 계속 올리면 24시간을 포기하는 점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이브리드형 편의점에 무인 운영 안내문이 들어와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대한민국 골목상권 최전선이자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를 상징했던 편의점들이 칠흑 같은 어둠속으로 내몰리고 있다.

매년 영세 소상공인들의 생사 여탈권을 쥐고 대립해 온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제도가 올해도 노동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최종 부결되면서 현장 점주들은 '야간영업 셧다운'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이날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측은 편의점, 택시, 음식점 등 인건비 수용능력이 바닥난 영세업종에 한해 최저임금을 낮춰 적용해야 한다고 피를 토하듯 호소했다.

그러나 노동계측의 '노동자 차별제도화 반대' 프레임에 밀려 표결 끝에 끝내 부결됐다.

이로써 내년도 최저임금 역시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채 단일체계로 묶이게 됐다. 논의의 축이 노동계 '시급 1만2000원' 요구안과 경영계 '동결'이 맞붙는 인상률 협상으로 넘어가면서 점주들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 점주들이 체감하는 수익은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서울의 한 편의점 내부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CU가맹점주연합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평균 매출 160만원을 올리는 점포라 할지라도 점주가 주말도 없이 매일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서야 간신히 월 180만원을 손에 쥔다.

물건을 팔아 본사 배분과 카드수수료를 떼고 남은 영업수익 850만원에서 인건비 350만원, 월세 180만원, 전기료 90만원 등을 떼고 나면 점주 본인은 법정 최저시급도 한참 못 미치는 고혈을 짜고 있는 셈이다.

원청과 가맹본부가 인건비 절감 대안으로 제시했던 심야 무인 '하이브리드 점포' 역시 현장에서는 "현실성 모르는 소리"라는 냉소가 터져 나온다.

편의점 마진의 핵심축인 주류와 담배가 청소년 보호법 등 정부규제에 묶여 무인운영 시간대에는 원천적으로 판매가 불가능해서다. 인건비를 아끼려다 심야 매출 토막을 감수해야 하는 진퇴양난 구조다.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단일체제 유지가 편의점산업 근간을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편의점 브랜드(A사) 통계에 따르면 24시간 영업을 포기하고 야간에 문을 닫는 '미운영 점포' 비중은 2021년 19%대에서 지난해 24%를 돌파하며 가파르게 치솟았다. 편의점 다섯 곳 중 한 곳은 이미 심야에 불을 끈 상태인 셈이다.

편의점 본사(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리스크를 견디지 못한 점주들의 상생 지원금 확대 요구나 야간 미운영 전환 신청이 빗발칠 경우 본사의 영업이익률 훼손과 가맹점 이탈이라는 후폭풍이 불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최종 확정될 최저임금 수위에 따라 가맹점 지원방안과 점포출점 전략 전반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인건비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인 만큼 현장 지불능력이 이미 한계수준에 근접한 곳이 적지 않다"며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포가 늘어나면 소비자 편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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