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드라마 ‘참교육’이 던진 화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현실에서 ‘참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참교육'의 배우 박지연. [사진=넷플릭스]

내가 드라마 ‘참교육’(감독 홍종찬)을 보면서 가장 열받는 말이 초등학교 학생인 우진의 엄마가 교사에게 했던 말인 “우리 애 아빠가 화가 아주 많이 났어요.”다. 우진 엄마로 ‘진상 학부모’ 역을 맡은 배우 박지연은 이 한 문장의 대사로 엄청 떴다. 요즘 밖에 나갈 때는 위험해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닌다고 했다.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무조건 우리 아이 편들어주세요”라며 교사의 지도방식에 사사건건 개입한 이 엄마는 물론 ‘참교육’이 필요하다.

특이한 것은 ‘참교육’은 글로벌 반응의 호조건인 넷플릭스 편성의 영향이 적지 않지만, 플릭스패트롤 성적을 보면 독일과 프랑스에서 1~2위를 했다는 사실이다. 예상 외다.

제작자인 와이랩플렉스의 백충화 대표는 “우리와 같은 동양권인 일본에서는 ‘참교육’에 대한 반응이 나올 줄 알았지만, 서유럽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건 의외다. 교육문제는 유럽도 외피만 다르지 본질은 우리와 같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체벌까지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교육빌런’들을 퇴치하는 ‘참교육’에 관심을 보이고 공감한다는 뜻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지난해 제주시 3학년 담임인 현승준 교사가 결석과 교내 흡연 문제로 지도하던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사건을 추적했다.

이 때에도 교육활동 침해여부를 심의하는 교육청 산하기구인 ‘교권보호위원회’가 가동되고 있었다. 하지만 ‘참교육’의 교권보호국이 아니었다. 교사들은 아무런 구속력이 없고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렇기에 드라마에서처럼 압도적 싸움 실력의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이 필요한 지 모른다.

강주호 한국교총회장은 “‘참교사는 단명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결정적인 이유는 선생님의 권한은 점점 없어지고, 책임은 많아지는 구조에 있다. 그런 학부형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참교육 [사진=넷플릭스]

교단을 지키다 우리 곁을 떠나는 선생을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 계속된 민원으로 한계에 몰린 현승준 교사도 병가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민원을 먼저 해결하라'는 취지의 학교 관리자 답변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학교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즈음에 선생님은 카톡으로 그 학부형에게 계속 사과를 하고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다.

학부형의 민원은 종류별로 분석할 필요도 있다. 진짜 말 그대로 악성인지, 건의인지, 소통인지를 구분해, 악성민원은 철저하게 차단해 해당 교사가 이를 다루도록 해서는 안된다.

김성식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민원을 판단할 수 있는 기구로 학교밖에서 제 3자로 이뤄진 외부 민원조정 중재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故 현승준 교사 사건은 학생가족의 반복된 민원을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징계인원은 학교관계자 2명뿐이었다. 그것도 가장 가벼운 견책이었다. 그냥 조심하라는 뜻이다. 시말서 하나 제출한 거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관계자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시사기획 창’속에서 제주 교사의 불행한 사건을 접한 교사들은 말한다. “교사라면 누구나 故 현승준 교사에게서 자신을 본다.” “악성민원 안 들어본 선생은 없을 거다.” “이게 내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너무 커서...”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5법이 개정·시행됐다. 그 중에는 민원처리는 학교장이 담당한다,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가 아니다, 민원은 교사가 맡지 않고 학교관리자가 맡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럼 교장, 교감, 학년주임 선생님이 교사 대신 민원을 맡는 건데, 교장 선생님한테 “그게 가능한가”라고 묻자 바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자가 ‘교권보호국’ 신설을 제안했다. 판타지 같은 기구인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조직의 신설을 현실에서 제안할 정도면, 교육현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교권보호위원회가 있으면 뭐하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故 현승준 교사의 빈소에 적힌 “선생님.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합니다”라는 글귀도 보기 싫다.

드라마 ‘참교육’에서 특전사 출신이자 교권보호국 감독관인 임한림을 맡은 진기주는 ‘교권보호국’ 설치에 대해 “어려운 문제다. 일단 현실 에피소드에 판타지가 들어오면서, 제 주변 사람도 ‘진짜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그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고 힘들다는 얘기다. 모든 기관들이 이상적으로 만들어지고 이상적으로 가동되기는 너무 어려운 현실이다. 오히려 사람이 사람답고, 어른이 어른답고, 학생이 학생답고, 모두 존중하며 살면 좋을텐데,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교권보호국은 얼핏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적인 기구 같지만, 현실에서 도입 필요성까지 논의되고 있을 정도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교육문제는 난해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학교교육이 잘못돼 문제의 아이들이 나오는 걸까? 사회가 잘못돼 학교에도 영향을 미치는 걸까?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뒤늦었지만 드라마 '참교육'이 던진 교육화두를 놓고 교육 관계자들이 꼼꼼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드라마 ‘참교육’이 던진 화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