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뜨거운 초여름 햇빛이 내리쬐는 평일 낮이었지만 골목마다 캐리어를 끌고 나온 외국인 관광객과 20대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뜰리에길은 낡은 다세대주택들 사이로 드문드문 자리한 식당과 카페가 전부였던 다소 한적한 골목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만에 트렌디한 패션쇼룸과 라이프스타일 편집숍들이 잇달아 둥지를 틀며 거리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1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한 카페에 '무진장길' 표지판이 걸려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b446bc84d9ff8.jpg)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장 외벽을 장식한 일련번호가 선명하게 적힌 주황색 '무진장길' 표지판이었다. 카페, 옷가게, 소품숍 할 것 없이 이 이정표를 달고 있었다. 표지판 번호를 따라 골목을 걷다 보면 동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 팝업스토어처럼 느껴졌다.
변화의 중심에는 무신사가 있다. 상반기 최대 패션축제인 '무신사 무진장 26 여름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전초기지를 기존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이곳 서울숲 일대까지 전면 확장한 결과다.
무신사는 식음료(F&B) 매장과 포토부스 등 지역 소상공인 점포 80여곳과 손잡고 골목상권 전체를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행사참여 매장에는 무진장길 표지판을 부착해 상권을 자연스럽게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1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한 카페에 '무진장길' 표지판이 걸려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fba739496e53d.jpg)
이곳 아뜰리에길은 본래 2010년대 중반 인근 성수동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젊은 예술가들이 지하공간이나 노후주택을 개조해 작업실을 꾸리며 형성된 자생적 상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집객요인이 사리지자 공실률이 급격히 치솟았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아뜰리에길 일평균 유동인구는 3086명으로 걸어서 20분거리인 성수동 카페거리(1만1880명)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성수동 연무장길 호황이 북쪽(뚝섬역 부근)으로 번지는 동안 서쪽 끝자락인 서울숲은 섬처럼 고립됐다.
![1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한 카페에 '무진장길' 표지판이 걸려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3e92109cbdafa.jpg)
무신사는 아뜰리에길에 머무를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공실 점포를 직접 매입하거나 장기 임차한 뒤 온라인에서 육성한 유망 중소브랜드들에 저렴하게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진출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10여개 신규 패션쇼룸이 나란히 문을 열었다.
여기에 무신사가 전략적으로 선보이는 카테고리별 오프라인 1호점인 러닝전문 폅집숍 '무신사 런 서울숲'과 가방·모자 특화매장인 '무신사 백&캡클럽'까지 골목초입에 배치하며 집객력을 극대화했다.
![16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한 카페에 '무진장길' 표지판이 걸려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cc3c326ab476e.jpg)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무진장 행사는 서울숲의 변화를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낙수효과는 가시적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성수동과 서울숲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경우 행사 개박직후인 지난 14일 기준 방문객수가 전주동기 대비 30% 늘었고 거래액은 40%이상 뛰었다.
현장에서 만난 패션 브랜드 쇼룸 관계자는 "성수동 연무장길이 대형 팝업스토어 위주 화려하고 복잡한 공간이라면 서울숲은 골목 고유의 고즈넉한 로컬분위기와 감도 높은 디자이너 패션이 정교하게 결합된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일임에도 유입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피부로 체감되는 만큼 연무장길 명성을 이어받는 새로운 패션명소로 안착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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