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미국과 이란간 무력충돌이 종전수순에 들어가면서 식품업계가 원가부담 완화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며 원·부자재 및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전쟁중단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합의했다. 양국은 오는 19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뒤 60일간 후속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종전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가하락이 곧바로 원가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미 상승한 원·부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포장재단가 등이 비용구조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전쟁기간 원가압박이 크게 확대됐다.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환율상승이 수입원가 부담으로 직결된 데다 고유가 영향으로 해상운임과 냉장·냉동물류비, 공장가동 에너지비용까지 동반 상승했다.
포장재 원료가격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라면·과자포장재에 쓰이는 필름과 비닐, 페트병 등의 주원료인 나프타가격은 지난해말 t당 500달러수준에서 이달 중순 700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한때 t당 1000달러에 근접했던 수준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지난해말보다 높은 가격대다.
수급불안도 겹쳤다. 중동전쟁 이후 3~4월 나프타 공급량은 평시의 70% 수준까지 줄면서 원료확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캔음료와 주류제품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t당 3000달러수준이던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3500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커피·코코아·설탕·유지류 등 주요 식품원재료 가격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는 유가하락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도 불구하고 원가부담이 단기간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체결된 장기계약 가격과 포장재단가, 해상운임 등이 즉각적으로 조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상물류 역시 대기선박 해소와 안전점검, 항로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가격은 오를 때는 빠르게 오르지만 내려갈 때는 계약 단가나 물류 일정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식품업계가 체감하려면 몇 개월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원가 부담이 누적됐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를 고려하면 제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종전료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과 이란이 후속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핵 문제, 제재완화, 호르무즈해협 통행조건 등 주요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협상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유가와 환율, 해상운임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엄태윤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전략정보학과 겸임교수는 "종전 기대감으로 유가가 내려가긴 했지만, 전쟁 기간 훼손된 에너지 생산·운송 체계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니고, 이스라엘의 반발도 변수로 남아 있어 교전 재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도 재개방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곧바로 평시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지뢰 제거와 안전 점검, 대기 선박 해소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식품업계 등 기업들이 유가와 물류비 안정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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