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6월, 경북 경산시 용성면에 위치한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난포고택(蘭圃故宅)'이 주황빛 능소화로 물들며 아는 사람들만 찾는 여름철 숨은 힐링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경산시에 따르면 난포고택은 조선 명종 원년인 1546년,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한 난포 최철견 선생이 건립한 전통 고택이다. 영남지역 고가옥의 전형적인 형태를 간직한 이곳은 매년 6월이면 담장을 타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능소화와 어우러져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흙담과 기와지붕 위를 수놓는 능소화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관광지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자연스러운 풍경 덕분에 사진작가와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능소화는 과거 양반가에서만 재배할 수 있었다고 전해져 '양반꽃'으로 불린다. 과거 급제자에게 하사하던 어사화에 사용되면서 '명예와 영광'이라는 꽃말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상징성은 수백 년 역사를 품은 난포고택의 품격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올해 능소화는 6월 중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능소화는 꽃이 시들면 꽃잎이 아닌 송이째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담장 아래 수북이 쌓인 주황빛 꽃길 또한 또 다른 볼거리다.
난포고택 인근에는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자원도 자리하고 있다.
경산시 농가맛집 1호점인 '난향원'에서는 500년 종가의 손맛을 이어온 전통차를 맛볼 수 있으며, 100년이 넘는 한옥에서는 장 담그기 체험과 한옥 숙박도 가능하다.

또 도보 거리에 위치한 치유농장 '연원당'은 황토 흙집과 야생화 정원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치유 음식과 명상, 원예 치유 프로그램, 치매 예방 프로그램, 직장인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농촌 치유관광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경산문화관광재단 최상룡 대표이사는 "조선시대의 숨결이 살아 있는 난포고택에서 활짝 핀 능소화와 함께 초여름의 정취를 만끽하길 바란다"며 "역사와 자연, 치유가 공존하는 경산의 숨은 명소를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난포고택은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며 관리하는 문화재 구역인 만큼, 방문객들의 성숙한 관람 문화도 요구된다. 소음을 자제하고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등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주황빛 능소화가 만개한 난포고택은 바쁜 일상 속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은 이들에게 역사와 자연이 선사하는 특별한 위로의 공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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