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선거는 끝났지만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의 발걸음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다.
당선 직후부터 시작된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고, 주말에도 민생과 정책 현장을 가리지 않는 광폭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못지않은 강행군이다.

추 당선인은 최근 이틀간 대구시 실·국 업무보고를 받으며 경제대개조와 TK신공항 건설, 기업 투자 유치, 도시공간 혁신, 글로벌 공연장 조성 등 핵심 공약을 하나하나 점검했다.
특히 첫 업무보고에서는 재난안전과 경제 분야를 최우선 순위에 올렸다.
"대구의 여러 지표가 일제히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비상경제상황실 설치와 경제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추 당선인의 관심은 회의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 12일에는 대구지역 9개 구청장·군수 당선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원팀 대구' 구축에 나섰다.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균형발전 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그는 "시민들은 시장과 구청장, 군수를 따로 보지 않는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해냈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경제를 살리고 대구의 저력을 다시 깨우는 일은 시청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다"며 수시 소통을 약속했다.

현장 행보는 주말에도 이어졌다.
추 당선인은 13일 당선 후 첫 공식 현장 방문지로 대구 대표 전통시장인 칠성시장을 선택했다.
민생경제 회복의 출발점을 서민경제 현장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는 상인회와 간담회를 가진 뒤 청과물시장과 수산시장 등을 두 시간 넘게 걸으며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칠성시장 내 한 보리밥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상인들이 제안한 야시장 활성화와 상인연합회 법인 설립 방안에 대해 그는 "근본적인 체제 전환 차원에서 검토해보겠다"며 "시장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구조 개선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재정 여건이 쉽지 않지만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어 가자"며 "시장 상인들의 말씀을 듣기 위해 시간이 되는 대로 다시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현장 중심 행보는 14일에도 계속됐다.
추 당선인은 이날 노곡빗물펌프장과 함지산 산불 피해지역, 중구 동산동 급경사지 등 풍수해 대비 재난현장 3곳을 잇달아 방문해 우수기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빗물펌프장 가동 상태부터 산불 피해지역 복구 상황, 낙석 위험이 있는 급경사지 안전 대책까지 직접 챙다.
재난 대응에 있어 "과잉 예방은 없다"고 강조해 온 추 당선인의 시정 철학이 반영된 일정이다.
실제로 그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도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대재해와 낙석사고 등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추 당선인의 광폭 행보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현장 방문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중환 인수위원 겸 대변인은 "오는 7월 1일 민선 9기 공식 출범에 앞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 과제로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선거가 끝나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정치 일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선 직후부터 강도 높은 업무보고를 이어가고,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며, 구·군 단체장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모습에서 '경제시장'을 자처한 추 당선인의 조급함마저 느껴진다.
그만큼 대구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침체된 골목경제와 투자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시민들이 추 당선인에게 부여한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를 외쳤던 추 당선인.
당선 후 이어지는 그의 숨 가쁜 일정은 어쩌면 선거 승리의 기쁨보다 시민들이 던진 더 무거운 주문에 대한 응답인지도 모른다.

민선 9기 대구시정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경호 당선인의 시계는 이미 7월 1일을 넘어, 대구의 새로운 4년을 향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그 광폭 행보가 대구경제 부흥과 시민 삶의 변화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민들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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