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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맞던 인슐린 주사, 인공췌장으로 대체할 길 열렸다


순천향대, ‘표준 미달 췌도세포’ 재활용 기술 개발
이식 세포 생존율 높이고 혈관 재형성·면역 관용 유도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제1형 당뇨병 환자가 평생 맞아야 했던 인슐린 주사를 인공췌장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열렸다.

순천향대 연구진이 그동안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기하던 췌도세포를 재활용해 인슐린 분비 기능을 회복시키고 면역 거부 반응까지 낮추는 차세대 조직공학 기술을 개발하면서다.

순천향대학교는 의과대학 재생의학교실 이병택 교수 연구팀이 지방 유래 줄기세포(ADSCs)와 췌도세포를 신장 세포외기질(k-ECM) 기반 지지체에 함께 이식하는 조직공학 인공췌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재생의학교실 이병택 교수(오른쪽)와 최민지 박사 [사진=순천향대]

이번 연구에는 최민지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차크마 샨토 연구원, 압둘라 알 파하드 박사, 외과 배상호 교수 등이 함께했다. 연구 결과는 바이오 소재·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Bioactive Materials·영향력지수 20.3)’에 실렸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아 파괴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환자는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췌도세포 이식은 인슐린 주사를 대체할 치료법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식한 세포의 생존율이 낮은 데다 면역 거부 반응이 발생할 수 있고 이식에 사용할 췌도세포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능이 떨어져 이식에 사용하지 못했던 ‘표준 미달 췌도세포’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이들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과 성장인자, 세포외기질 신호가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인슐린 생산세포(IPCs)로 변화시키는 생체 신호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 대상이었던 췌도세포를 직접 이식하는 대신 줄기세포가 인슐린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분화 촉진제’로 활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식 세포가 체내에서 안정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신장 세포외기질도 활용했다. 신장 조직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지지체만 남긴 신장 세포외기질은 세포가 자리 잡을 수 있는 미세환경을 제공하고 혈관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이 기술을 제1형 당뇨병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이식 부위의 혈관 재형성이 활발해지고 체내 인슐린 분비 기능이 회복됐다. 당뇨병이 악화하면서 나타나는 체중 감소도 억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면역 거부 반응을 낮추는 효과도 확인됐다. 조직병리·RNA 시퀀싱 분석 결과 염증 반응을 줄이고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는 M2 대식세포의 비율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식 세포를 외부 물질로 공격하지 않는 면역 관용 환경이 형성되면서 거부 반응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부족한 췌도세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세포의 생존율과 기능을 동시에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식한 세포가 혈관·면역체계와 안정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병택 교수는 “기능이 떨어져 폐기되던 췌도세포를 줄기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촉진제로 재활용하고 신장 세포외기질을 활용해 이식 세포의 생존성과 기능을 높인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1형 당뇨병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조직공학 인공췌장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순천향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아산=박준표 기자(asjunpy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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