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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싣고 달린다"…서울지하철, 승객 1명당 781원 적자


무임수송 손실 4488억원⋯5년 새 70% 증가
무임수송 연령 조정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시민 안전 위해 우려 없지만 노후차 교체 시급
공사 "코레일처럼 '정부 지원' 법적 근거 마련 필요"

지난 2023년 2월 14일 오전 종로3가역 개찰구 인근에 나이별 교통카드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2023. 2. 14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3년 2월 14일 오전 종로3가역 개찰구 인근에 나이별 교통카드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2023. 2. 14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서울지하철이 승객 1명을 태울 때마다 781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구조적 적자에 빠진 가운데 무임수송 등 공익서비스 비용 증가로 재정난이 심화되자 서울교통공사가 정부의 법정 지원 제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교통공사가 12일 공개한 2025년 원가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1~8호선 승객 1명을 수송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817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실제 평균 운임은 1036원에 그쳐 승객 1명당 781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수송원가 대비 평균 운임 수준을 의미하는 원가보전율은 57.0%였다.

호선별 수송원가는 2호선이 1374원으로 가장 낮았고 6호선이 2343원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승차 인원이 전년보다 2700만명(1.6%) 증가하고 기본요금이 150원 인상됐지만 평균 운임은 전년 대비 38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가보전율도 전년보다 3.1%포인트 개선됐지만 만성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사가 분석한 적정 기본운임은 2591원이다. 현재 기본운임인 1550원보다 1041원이 더 인상돼야 원가를 100% 보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민 부담과 물가 등을 고려하면 운임 인상만으로 재정난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공사의 판단이다.

실제 적자의 핵심 원인으로는 무임수송 등 공익서비스 비용이 꼽힌다. 지난해 공익서비스 손실 규모는 8167억원으로 당기순손실 8268억원과 맞먹었다. 공익서비스 손실은 2020년 4792억원에서 지난해 8167억원으로 5년 새 70%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무임수송 손실은 4488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버스 환승 손실이 2907억원, 정기권 등 기타 손실이 772억원이었다. 무임수송 손실은 2020년 2643억원에서 지난해 4488억원으로 급증했다.

공사는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무임수송 부담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국내 고령화율은 무임수송제가 도입된 1984년 4.1%에서 올해 21.2%로 증가했다. 이후 2030년 25.3%, 2040년 34.3%, 2050년에는 40.1%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023년 2월 14일 오전 종로3가역 개찰구 인근에 나이별 교통카드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2023. 2. 14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수송원가, 평균운임, 원가보전율 표. [사진=서울시]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무임수송 손실 지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공사 측은 코레일처럼 도시철도 운영기관도 법률에 근거한 정부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는 그동안 국회 상임위원회와 의원실 등을 상대로 관련 필요성을 설명해왔으며 지난해에는 토론회와 기자회견도 개최했다. 올해는 객관적인 논의를 위해 별도의 연구용역도 추진 중이다. 공사는 연구용역 계약을 마친 뒤 오는 8월 말 중간보고를 통해 무임수송 재원 분담 방안과 해외 사례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무임수송 연령 조정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공사는 운영기관 직접 지원, 할인율 조정, 연령 상향 등 다양한 해외 사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65세인 무임수송 기준 연령 조정 여부는 정부의 정책 결정 영역으로 공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 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공사 측은 운임 인상이 궁극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는 있지만 시민 부담과 물가 등을 고려해야 하며 운임 결정 권한 역시 서울시에 있어 당장 논의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정난은 안전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는 노후 전동차 교체와 시설 개량 등 안전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재원 제약으로 인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원하는 시기와 규모만큼 반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 안전에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사업 발굴이나 인력 효율화만으로 구조적 적자를 해소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사 관계자는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신사업 수익만으로 메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인력 감축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임수송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종엽 서울교통공사 경영지원실장은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부족한 재원을 운임 인상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빚을 싣고 달리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법정 무임손실에 대한 정부 지원(PSO) 정례화와 구조적인 재정 보전 등 전향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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