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방선거 패배 이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국면 전환을 시도해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당내 입지가 일주일 만에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장 대표가 '재선거'를 거듭 주장하며 '부정선거론 동조' 등 장외행보에 집중하는 사이, 선거를 총지휘한 자신의 책임 문제는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원내를 중심으로 급격히 커지면서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0a5de386407d7.jpg)
당내 쇄신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이성권·고동진·조은희·김재섭·김용태 의원 등 25명은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교체를 주문했다"며 "장 대표가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후 전날 선출된 정점식 원내대표를 찾아 장 대표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했다.
이들이 사실상 연판장의 형식으로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한 것은 지선 패배 후 시간이 갈수록 장 대표의 이른바 '마이웨이'식 당 운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직후 페이스북에 '당원들과 함께 보수의 새 길을 찾겠다'는 글을 남기며 관망하던 장 대표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방향을 틀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장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신분을 숨기고 시민들의 규탄 농성이 이어지는 잠실 올림픽공원을 거의 매일 찾고 있는 장 대표는 초반에는 2030 세대의 재선거 요구에 동참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장 대표는 이번 주 여야가 국정조사 도입에 합의하고 정부 역시 특검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 절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여야 협의 등 원내 활동에 나서기 보단 장외 행보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장 대표가 잠실 현장에서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윤어게인 망령을 되살리려는 작태"라고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황교안과의 일체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도 이날 장 대표의 '부정 선거론 편승'을 특히 우려했다. 이들은 장 대표를 향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부정 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지 말라"며 "이는 보수정당 대표로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장 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상의 없이 장외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당의 주장처럼 호도한다고 지적하면서 "당이 이대로 가면 선거 패배 원인도 제대로 모른 채,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대 정치적 연명을 하는 정당으로 낙인 찍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449a4951c059e.jpg)
장 대표가 원내 소통을 차단한 채 당대표 신분으로 독자 행보를 이어가면서, 차기 총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중립 위치의 의원들도 점차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직전 송언석 원내지도부에서 원내수석대변인을 맡았던 곽규택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객관적으로 봐서는 국민의힘이 사실은 패배한 선거"라며 "이에 대해서 누구도 책임을 안 진다면 당연히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좀 냉철한 판단을 해야될 것 같다"고도 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현 시점에서 장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절반 이상 꽤 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자신도 더 이상 당권파로 분류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원내 의견 수렴에 나선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대안과 미래 측의 의원총회 소집 요구에 대해 여당과의 원 구성 협상 일정 등을 고려해 오는 14일까지 의총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김민수·조광한 최고위원 등 원외 지도부 인사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경우 다음주부터는 의원들이 장 대표를 포위하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 공천 국면을 앞두고 장 대표의 세력 약화가 가시화될 경우, 그의 마지막 방패막인 최고위원회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확실한 친장동혁계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정 원내대표의 설득 여하에 따라 거취를 결단해 지도부 자동 해체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당권파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 제안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30f137a3f2c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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