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와 알카텔이 미국 정부의 보안 우려 달래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양사는 미국인들만으로 구성된 별도 이사회가 루슨트의 일부 민감한 방위관련 연구를 감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루슨트와 알카텔의 이 같은 조치는 양 통신장비회사가 합병할 경우 중요한 국가 보안 관련 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우려를 반영한 것.
벨 연구소의 본거지이기도 한 루슨트는 그 동안 마이크로칩, 레이저,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 등도 상당수 개발했다. 이 중 일부는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비밀 프로젝트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관련된 극비 프로젝트 규모는 1억 달러는 밑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루슨트는 지난 한 해 동안만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2억 달러 가량을 사용했다.
이처럼 국방 관련 연구 프로젝트 규모가 적긴 하지만 루슨트는 미국 통신 인프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감청 기술 및 노하우, 무선 통신 모니터링, 광통신 라인 차단 등과 관련된 기술은 루슨트의 영역에 속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 정부나 의회 쪽에서도 루슨트와 알카텔 간의 합병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합병 계획 승인을 원하는 루슨트와 알카텔로선 이 부분에 대해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루슨트와 알카텔은 이를 위해 안보 관련 연구만 전담하는 별도의 소규모 이사회를 만드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이사회는 미국인들로만 구성되며, 프랑스인들의 접근은 차단한다는 것이 양사의 계획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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