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 서울에 사는 40대 A씨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요령이었지만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서둘러 전셋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자녀 등하교를 고려해 인근 단지 위주로 살펴봤지만 좀처럼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했다. 전세매물 자체가 워낙 귀한데다 2년전보다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뛴 까닭이다. 결국 A씨는 같은평형 구축아파트로 이사해야만 했다.
서울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하며 이제는 구축아파트도 귀하신 몸이 됐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첫째주(지난 1일 기준)까지 아파트 전세가격은 3.77%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상승률이 0.65%였던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오름세다.

지난 4월 기준 서울의 준공 5년이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1.06으로 전년동월 96.23보다 5%p 올랐고 5년초과 10년이하도 같은기간 5.4%p 상승했다. 통상 아파트는 준공 10년차까지를 신축으로 분류한다.
특이점은 신·구축을 가리지 않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준공 20년초과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2.10으로 같은기간 6.2% 오르며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10년초과 15년이하는 5.1%, 15년초과 20년이하는 4.7% 상승했다.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는 이런 흐름이 한층 또렷하게 나타났다. 동남권의 20년초과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1.90으로 8.0%나 뛰었다. 5년이하 신축은 6.8%, 5년초과 10년이하는 7.1% 상승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구축아파트 전월세가격은 물건에 따라 편차가 컸지만 최근 현장에서는 전세물건이 귀해지고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 아파트 전용 107㎡는 지난달 3일 11억5000만원(3층)에 신규 전세계약을 맺었다. 같은 주택형이 지난 1월 6억9000만원(9층)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크게 오른 셈이다. 이 아파트는 1980년에 준공해 올해로 입주 47년차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전월세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세매물이 없으니 전셋값이 체감상 2억~3억원은 오른 것 같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니 집주인이 들어오면서 임차인들은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2025.3.18.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17dfb81ddc907.jpg)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이 확대되면서 주택을 매수하기 위해선 실거주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토허구역으로 지정됐고 같은해 10·15대책으로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개지역이 토허구역에 추가됐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1만7730건으로 1년전 2만5599건보다 30.7%(7869건)나 줄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월세시장에 주택 유통물량 자체가 없고 서울에서는 신축아파트 입주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기존의 임대사업자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전월세매물이 다 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축아파트가 준공하면 소위 말하는 '입주장 '여파로 신축 전월세 입주가 이어지면서 해당아파트 인근 구축아파트가 공실이 되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신축아파트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인근 구축아파트 전세가격도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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