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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과학 연구의 팽팽한 긴장, 해법 있을까


안보 민감 연구 규제→과학 발전 위축, 도덕성도 염두에 둬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연구를 막아야 한다’는 강화된 관리 감독 규제가 인류에 필요한 핵심 과학 발전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과학 발전과 국가안보 사이의 균형 있는 정책 설계 필요성을 제시했다.

다만 과학 연구를 위해 무분별한 규제 완화나 맹목적 연구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KAIST(총장 이광형) 기술경영학부 권석범 교수가 이중 용도 연구에 관한 강화된 보안 규제가 핵심 과학 발전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KAIST. [사진=KAIST]
KAIST. [사진=KAIST]

이중용도연구는 백신·치료제 개발처럼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동시에 생물무기나 생물테러 등 안보 위험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연구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바이러스 변이 연구나 병원체 전파 연구 등이 해당한다.

실험실에서의 과학적 연구가 잠시 잠깐 허술한 관리나 혹은 의도적 유출에 따라 인류에 치명적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은 최근 이중용도연구에 대한 보안 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25년 대통령 행정명령(EO 14292)을 통해 추가 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규제 강화가 과학 발전과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미국의 사전 보안 감독 규정은 국가안보결정지침 189호(NSDD-189)에 근거한다. 연방정부가 연구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연방정부 관여 없이 수행되는 연구는 사실상 이 감독의 관할권 밖에 놓이게 된다.

권석범 교수는 미국 특허청(USPTO)의 다단계 보안 심사 절차와 특허-논문 인용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분석 방법론을 개발해 약 60만건의 연구 논문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존 사례 중심 분석에만 의존하던 이중용도연구 논의를 대규모 실증 분석으로 전환했다.

분석 결과 이중용도연구는 일반 연구보다 과학적 영향력이 일관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제 대상이 되는 연구일수록 과학 발전과 기술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한 이중용도연구의 비중은 1981년 약 41%에서 2005년 약 22%로 감소했다. 반면 외국 기관이 관여한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5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NSDD-189에 근거한 미국의 보안 규제가 자국 연구에는 집중적으로 적용되는 사이 해외 연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석범 교수는 “한 국가의 규제 강화만으로는 자국 내 과학적 파급력이 큰 연구에만 불균형적 제약을 가하면서 같은 중요성을 가진 해외 연구의 발전은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과학 발전과 국가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과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이중용도연구를 둘러싼 국제 정책 논의에 데이터 기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바이오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안보와 연결될 수 있는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앞으로 연구 규제와 글로벌 협력 체계 논의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논문명: Dual-use research under scrutiny)는 권석범 교수의 단독 저자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6월 5일 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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