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몇천톤씩 남아돌아 무료 나눔까지"⋯감자값 0원 된 유럽, 무슨 일?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세계 최대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자 수확을 기록했지만, 과잉 생산과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처리하지 못한 감자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최대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자 수확을 기록했지만, 과잉 생산과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처리하지 못한 감자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감자튀김. [사진=splendidtable]
세계 최대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자 수확을 기록했지만, 과잉 생산과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처리하지 못한 감자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감자튀김. [사진=splendidtable]

최근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벨기에의 감자튀김 가공용 감자 현물 가격은 수개월째 톤당 0유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불과 3년 전 톤당 600유로(약 100만원)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가격이 붕괴한 셈이다.

이번 감자 공급 과잉은 풍작과 글로벌 수요 감소, 수출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기상 여건이 양호해 감자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소비 둔화와 수출 감소가 겹치면서 감자튀김 가공용 감자 약 500만톤이 남아도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감자 생산국인 독일에서는 약 4000톤의 감자를 무료로 배포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벨기에에서 감자 농장을 운영하는 크리스 드하에르는 창고에 보관하던 감자 1000톤을 결국 판매하지 못해 밭에 되돌려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토양 관리, 종자, 비료, 인건비 등을 합쳐 약 16만유로(약 2억8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그동안 모아둔 돈까지 모두 써야 했다"고 토로했다.

세계 최대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자 수확을 기록했지만, 과잉 생산과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처리하지 못한 감자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감자튀김. [사진=splendidtable]
감자 수출 부진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도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수출 부진도 감자 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월드 포테이토 마켓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강화한 이후 지난해 2월 28일부터 1년 동안 유럽연합(EU)의 대미 냉동 감자튀김 수출은 8% 감소했다. 미국은 영국에 이어 EU산 감자튀김의 두 번째 수출 시장이다.

EU산 감자튀김의 세 번째 주요 수출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11% 줄었다. NYT는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지역 수출이 더욱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 인도, 이집트 등 경쟁국들이 더 저렴한 가격의 냉동 감자튀김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역시 업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벨기에 감자 가공협회 벨가폼(Belgapom)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면서 냉장 보관과 운송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냉동 감자튀김 수출국인 벨기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자 수확을 기록했지만, 과잉 생산과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처리하지 못한 감자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감자튀김. [사진=splendidtable]
중동 전쟁 여파로 감자 수출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 [사진=AP/연합뉴스]

또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소비 시장으로의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크리스토프 베르뮐렌 벨가폼 최고경영자(CEO)는 "관광객 감소로 리조트와 외식 수요가 줄면서 걸프 지역의 감자튀김 소비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품시장 분석업체 DCA 마켓 인텔리전스의 닐스 반 데르붐 애널리스트는 "감자튀김 소비의 상당 부분이 외식 산업에 의존하는데 물가 상승으로 외식을 줄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 확산도 변수다. 특히 미국에서는 성인 8명 중 1명이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약물은 감자튀김이나 감자칩 같은 고열량 가공식품에 대한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감자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몇천톤씩 남아돌아 무료 나눔까지"⋯감자값 0원 된 유럽, 무슨 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