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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심사 240일로 단축…자료 부실하면 '신속 심사' 제외


'선신청·후보완' 업계 관행 깬다…식약처, 535개 사전 점검표로 자료 완결성 강화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내달부터 신약 허가·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다만 심사 문턱은 오히려 높아진다. 정부가 핵심 자료를 갖추지 않은 채 먼저 허가를 신청하고, 보완 기간에 부족한 자료를 채워 넣던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05.26 [사진=연합뉴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05.26 [사진=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바이오시밀러·신기술 의료기기 허가 심사 기간을 240일 수준으로 줄인다. 이는 지난해 10월 개최된 대통령 주재 규제개선 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뒤, 식약처가 올해 2월 전담 추진단을 꾸리며 본격화한 방안이다.

식약처의 허가·심사는 의료 제품의 품질·안전성·유효성을 따지는 절차다. 하지만 그동안 심사 기간이 지나치게 소요돼, 신제품 상용화가 늦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기존 심사 기간은 신약 420일, 바이오시밀러 406일, 신기술 의료기기 398일이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늦은 편이다.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신약 심사 기간은 평균 290일 수준으로, 기존 한국 심사 기간보다 4개월가량 짧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300~360일 정도 소요된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심사 인력을 195명 신규 채용했고, 절차도 바꾼다. 업체가 허가 데이터를 내기 전 필수 제출 항목과 보완 사항을 미리 안내하고, 사전 대면회의를 2회 이상 열어 미비점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체계도 세분화했다. 기존 2개 심사팀을 비임상, 임상, 통계, 제조방법, 품질, 용기안전성 등 총 6개 특화 전담 심사팀으로 재구성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비교동등성 검토도 포함된다. 기존에는 안전성·유효성, 품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등을 순차적으로 봤지만, 앞으로는 분야별 심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의약품 기준 1차 보완 요청까지 걸리던 기간도 87일에서 25일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다만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완결성 있는 자료 제출'이 전제돼야 한다. 식약처 측은 "자료가 미비한 상태에서 먼저 허가를 신청한 뒤 보완 기간에 데이터를 채우는 방식인 업계 관행으로는 240일 심사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허가 신청 단계부터 완결성 있는 데이터를 받는 것이 해당 제도의 핵심"이라며 "허가 준비에 필요한 핵심 자료를 허가 신청 때 제출하지 않은 품목은, 신속 허가 목표 관리 대상에서 전면 제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업계에 대한 경고다.

또한 허가 신청 기업 사정으로 신약 제조소 실사 일정이 늦어지는 등 정부가 조정할 수 없는 지연 요인이 발생하면 관리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사전 필수 제출 항목도 공개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신약 원료 품질 심사에서 구조·불순물 등 특성 분야의 1차 보완율은 100%였다. 제조는 90%, 원료 규격은 95%에 달했다.

완제 품질 심사에서도 규격 부문 보완율이 100%에 육박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완제 규격 95.2%, 개발 경위·제조 분야가 각각 85.7%로 보완 요구가 높았다.

이에 식약처는 안전성, 품질, GMP, 임상시험관리기준(GCP), 위해성관리계획(RMP) 등 5개 분야에 걸쳐 535개 문항의 사전 점검표를 마련했다. 바이오시밀러는 544개 문항이다.

식약처는 이 중 보완율이 25% 이상이거나 데이터 준비에 6개월 이상 걸리는 항목을 별도로 추렸다. 의약품 품질 71개, GMP 45개, 바이오의약품 품질 74개 등 항목이다. 기업이 허가 신청 전 미비점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GMP 분야에는 위험도 평가 방식도 도입된다. 보완 자료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항목별 가중치를 매기는 방식이다. 공정·세척·용수 등 추가 공정 검증이 필요한 항목은 가장 높은 점수를, 기존 보유 문서 제출로 갈음할 수 있는 항목은 낮은 점수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허가 신청 자료의 완결성을 더 엄격히 보겠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속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품질·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된 의약품을 신속히 선별하기 위한 것"이라며 "업계도 완결성 있는 자료 제출로 협조해야 240일 심사 체계가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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