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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노조 "성과급? 꿈도 못꿔요...임금보다 생존 우선"


사업 안정화·고용 안전이 협상 우선 순위
임단협 일정조자 못잡은 노조들도 적잖아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우리는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그보다 고용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처지죠."

석유화학 기업 노조 한 관계자는 최근 임단협 상황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액 성과급은 석유화학 기업 노조에겐 '그림의 떡'이다. 같은 대기업이지만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부진한 업황과 구조조정 탓에 임금보다는 고용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LG화학 대산 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산하 노동조합 3곳(여수·청주·대산)은 모두 올해 임단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 청주지회의 경우 최근 사측과 상견례를 진행했지만 여수와 대산은 아직 구체적인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임단협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중동 사태에 따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노사 간 협상보다 우선 사업 안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요구보다 고용 안정 문제가 우선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 측은 임단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더라도 업황 악화를 고려할 때 과도한 기본급 인상 요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산 지역 노조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3% 인상에 합의했는데,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 이상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성과급 요구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4분기 적자 전환한 이후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졌다.

LG화학 노조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 자체도 회사가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최소한 물가상승률 수준의 인상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석유화학 시황 악화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기본급 인상이나 성과급보다 고용 지속에 대한 우려가 훨씬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해 8월 석유화학 부문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첨단소재 사업부까지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 3월에도 추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 수도 최근 들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LG화학 직원 수는 지난 2023년 1만4141명에서 올해 1만2628명으로 줄었다.

여천NCC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여천NCC지회는 지난해 임단협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채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해 기본급 5%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동결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 측은 지난해 임단협을 우선 마무리한 이후 올해 임단협 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황 악화를 고려해 올해는 3% 수준의 기본급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공장이 들어서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특히 여천NCC는 지난 3월 정부에 석유화학 구조개편 최종안을 제출한 만큼 고용 문제 역시 노조 내부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황 부진 장기화 속에 사업 재편까지 본격화되면서 노조 역시 임금 인상보다 고용 안정 확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개편안은 기존 모회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롯데케미칼이 참여하는 3자 합작 형태로 개편하는 내용이다. 통합법인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이 각각 3분의 1씩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여천NCC 노조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구조개편인 만큼 당장 정리해고 가능성이 크진 않다고 보지만 업황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올해 임단협에서는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핵심 요구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천NCC는 올해 1분기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래깅 효과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15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8%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242억원을 기록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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