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AI브리핑] "두쫀쿠·버터떡도 척척"…배민, 'AWS 노바'로 5년 숙제 풀었다


AWS 베드록 기반 노바·클로드 조합…배민 다국어 서비스 수주 만에 구현
공수 대비 ROI 안 나왔던 5년 과제…AI 배치 번역으로 상용화 돌파구 마련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공기밥" "곰탕"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라면 배달의민족(배민) 앱에서 한 번쯤 마주칠 법한 메뉴명들이다. 기계번역으로는 맥락을 살리기 어렵고, 사람이 일일이 번역하자니 수천만 개 메뉴를 감당할 수 없었다. 배민이 지난 5년간 다국어 서비스를 포기해온 이유였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AWS와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두바이 쫀득 쿠키'는 영어로 'Dubai Chewy Cookies', 일본어로는 'ドバイのもちもちクッキー'로 옮겨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단순 직역이 아니라 음식의 맥락과 식감까지 이해한 번역이었다.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을 영어로 이용하는 모습. 두바이쫀득쿠기, 버터떡 등의 메뉴가 번역되어 있다. [사진=배민앱 캡쳐]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을 영어로 이용하는 모습. 두바이쫀득쿠기, 버터떡 등의 메뉴가 번역되어 있다. [사진=배민앱 캡쳐]

올해 1월 개념검증(PoC)을 시작한 뒤 수주 만에 실제 서비스 적용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AWS 생성형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과 대규모언어모델(LLM) '노바(Nova) 2'가 있었다.

아이뉴스24는 최근 우아한형제들 박경태 기술이사·서버개발그룹장, 남진호 푸드프로덕트실 테크리드, 장재주 통합서비스플랫폼 개발자를 만나 프로젝트 뒷이야기를 들었다.

"2021년부터 매년 검토…결론은 늘 포기"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을 영어로 이용하는 모습. 두바이쫀득쿠기, 버터떡 등의 메뉴가 번역되어 있다. [사진=배민앱 캡쳐]
왼쪽부터 우아한형제들 남진호 푸드프로덕트실 테크리드, 장재주 통합서비스플랫폼 개발자, 박경태 기술이사·서버개발그룹장.jpg [사진=AWS]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이들을 겨냥한 다국어 서비스를 5년 전부터 추진했지만 번번이 포기했다.

수십만 개 가게와 수천만 개 메뉴 데이터를 번역해야 했고, 점주들이 메뉴와 옵션을 실시간으로 수정하는 구조라 유지·관리 부담이 컸다.

번역 품질도 문제였다. '공기밥'은 'Air Rice'로 번역되고, '곰탕'이나 '버터떡' 같은 한국식 메뉴명은 기존 기계번역으로는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어려웠다.

박 기술이사는 “예전에는 구축한다고 해도 한국어 앱 수준의 별도 운영 조직이 필요했다”며 “공수 대비 ROI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실상 포기했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올해부터다. 우아한형제들은 AWS 베드록 기반 생성형 AI 환경을 사내 개발자들에게 개방했고, 실제 서비스 프로젝트를 통해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박 기술이사는 “서버 개발자들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베드록 AP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며 “보안과 비용 관리까지 포함한 구조를 구축하면서 AI 프로젝트를 빠르게 실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1M 컨텍스트가 결정적"…아마존 '노바' 선택 이유

우아한형제들은 AWS 베드록 위에서 아마존 노바 2 Lite와 앤트로픽 ‘클로드 하이쿠 4.5’를 함께 활용했다. 베드록은 AWS가 제공하는 생성형 AI 플랫폼으로, 기업이 다양한 AI 모델을 API 형태로 쉽게 호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기 대량 번역 작업은 노바가 맡고, 실시간 번역 품질 보정은 클로드가 담당하는 구조다.

노바 2 Lite를 낙점한 이유는 '100만 토큰 컨텍스트' 지원이다. 토큰은 AI가 한 번에 읽고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단위다. 남 테크리드는 "배민 메뉴 데이터는 가게 하나만 해도 10MB를 넘는 경우가 있었다"며 "데이터를 잘게 쪼개지 않고 가게 단위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데이터 플랫폼 'FDH(Food Data Hub)'와 노바 배치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100GB 이상 규모 데이터를 처리했다.

"100만원 나오던 번역비, 2만원대로 줄였다"

비용 최적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장 개발자는 “처음 배치 번역을 돌렸을 때 한 번에 100만원이 넘게 나온 적도 있었다”며 “짬뽕이나 공기밥 같은 메뉴를 가게마다 중복 번역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미 번역된 메뉴를 저장해 재사용하는 ‘번역 캐시’ 구조를 새로 만들었다. 이후 전체 번역 요청의 98%가 캐시에서 처리됐고 비용은 2만원 수준까지 줄었다.

배민 고유 용어 번역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한집배달’, ‘알뜰배달’ 같은 표현이 AI마다 제각각 번역됐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AWS 베드록의 임베딩 모델 ‘타이탄(Titan)’을 활용했다. 임베딩 모델은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벡터 형태로 저장해 AI가 유사 개념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배민은 ‘한집배달’, ‘알뜰배달’ 같은 고유 용어 사전을 벡터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다. 이후 번역 요청이 들어오면 AI가 사전을 먼저 참고한 뒤 번역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배민 다국어 서비스는 영어·일본어·중국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2월 푸드 영역 적용을 시작으로 4월 커머스 영역까지 확대했으며, 향후 베트남어 등 추가 언어 지원도 검토 중이다.

박 기술이사는 "사람이 하기 싫은 단순 작업부터 AI가 먼저 커버해주는 것"이라며 "기획자는 기획에, 개발자는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AI 동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남 테크리드는 “AI 서비스는 결국 토큰 싸움”이라며 “좋은 모델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정된 비용 안에서 최대한 많이, 정확하게 일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을 영어로 이용하는 모습. 두바이쫀득쿠기, 버터떡 등의 메뉴가 번역되어 있다. [사진=배민앱 캡쳐]
배민 앱 서비스를 일본어와 중국어로 각각 이용하는 모습. [사진=배민앱 캡쳐]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AI브리핑] "두쫀쿠·버터떡도 척척"…배민, 'AWS 노바'로 5년 숙제 풀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