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국내 패션플랫폼들이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사업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 경쟁으로 외형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업황 둔화까지 겹치면서 기존 성장 공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의류 판매액은 22조8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온라인 의류 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최근 몇 년간의 확장 흐름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올해 1분기 판매액도 5조329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1% 급감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패션·잡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2% 수준에 그쳤다. 소비가 명품·프리미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둔화는 주요 플랫폼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에이블리의 총거래액(GMV)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2.8%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외형을 빠르게 키워왔다. 지그재그 역시 2023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하며 정체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과 할인 경쟁 부담은 여전해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에이블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43억8779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은 크게 줄었지만 적자 구조에서는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소비 패턴 변화와 플랫폼 간 경쟁 심화가 맞물리며 기존 성장 공식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 프로모션만으로도 거래액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플랫폼 간 상품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외형 성장세도 둔화하는 분위기다.
재무 구조 역시 취약하다. 에이블리의 자본금은 3억3093만원 수준에 불과한 반면, 적자 누적으로 자본총계는 마이너스(-552억3414만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W컨셉 역시 성장 둔화 흐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51억73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271억9300만원) 대비 감소했다. 성장세가 둔화해 단기간 내 흑자 전환도 쉽지 않다. 지난해 W컨셉의 영업손실은 30억7621만원을 기록했다. 감도 중심 큐레이션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업황이 침체하면서 주요 플랫폼들도 생존 전략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뷰티 등 비(非)패션 카테고리를 확대하거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나서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에이블리는 자체 뷰티 브랜드(PB) 개발과 단독 입점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W컨셉은 무리한 카테고리 확장보다 독점 브랜드와 프리미엄 콘텐츠를 앞세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감도 높은 디자이너 브랜드 큐레이션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그재그 역시 뷰티 카테고리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 역시 단순 중개 채널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확장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수수료 중심 사업 구조는 한계가 명확하다"면서 "단순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방식보다 시장 내 포지션과 소비자 타깃을 명확히 해서 플랫폼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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