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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문화인사이트]‘21세기 대군부인’ 논란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지난 16일 무려 13.8%(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 식지 않고 있다.

이 드라마 내용중에는 이안대군(변우석)의 왕위 즉위식에서 황제의 상징인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에서 사용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했고, 신하들이 황제국에서 사용하는 ‘만세’가 아닌 제후국에서 사용하는 ‘천세’를 외치는 장면, 중국식 다도예법 등장 등으로 인해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지난 22일에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역사 왜곡, 동북공정 논란 드라마 방영 중단 및 미디어 플랫폼 내 콘텐츠 폐기 조치 요청에 관한 청원'글까지 등장한 가운데, 나흘만인 25일 5만명을 돌파해 소관위원회로 회부됐다.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남녀주인공인 아이유와 변우석이 사과를 했고, MBC는 박준화 PD의 인터뷰로 “잘못을 인정한다. 선택을 잘못했고 부주의했다”면서 해당 장면을 재빨리 삭제했다고 밝혔다. 작가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역사왜곡의 의도성이 없으며, 고증오류, 설정을 정교하게 다루지 못한 점 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 대군부인 [사진=MBC]

대중은 왜 대한제국에서 13년간 실재 존재했던 황실을 활용하지 않았냐고 질타한다. 제작진도 당초 ‘왕실’이 아닌 ‘황실’로 바꾸는 걸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헌군주제하 황실은 일본 정도에 불과하고 영국 등 대다수 국가들이 왕실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로맨스도 왕자가 등장하는 왕실 로맨스로 설정됐다. ‘대군부인’이라는 제목 자체도 왕실을 전제한 용어다. 특히 글로벌 대중에게도 로맨스 드라마로서 '왕실'이라는 개념이 훨씬 보편적이고 친숙하게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친숙하게 접해온 동화나 애니메이션, 영화 속 판타지 로맨스의 무대는 주로 왕자나 공주가 등장하는 ‘왕국’이었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사랑 이야기나,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동화 '백설공주', 메가 히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그러하다.

제작진은 ‘21세기 대군부인’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으로서, 전 세계 시청자가 문화적 진입장벽 없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세계관과 문법을 채택했다고 한다.

게다가 제작진은 이 드라마가 ‘판타지 로맨스물’이라는 점에서 로맨스의 재미나 유치함, 설렘, 어설픔 등을 중심 내용으로 끌고가다 보니 정통사극에서 요구되는 엄밀한 고증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심각함과 진지함 보다는 팝콘무비처럼 재밌게 보면서 설레는 드라마로 받아들이기를 기대한 것 같다. 그러니 “작가가 중국인이니?” 같은 댓글은 지나치다.

여기에 제작진은 "내 것을 다 내려놓고 희생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전하려고 했다. 극중 성희주(아이유)가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사랑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너희들, 포기하는 사랑 해봤니?"가 드라마가 전하는 첫번째 메시지다.

역사의식도 있다. 이안대군은 왕위 즉위식후 바로 군주제 폐지를 논한다. "타고난 신분이 특권, 또는 제약이 되는 것, 그 시작은 왕실이거든" "왕족이 누리는 특권하에, 이 종친들이 활개를 치고 그 종친과 연결된 양반들이 평민 앞에서 위세를 떠는 건 어찌 생각합니까" "그대들이 지키고 싶은 건 종묘사직도 아니고, 군주제도 아닌, 그저 그 귀한 신분 아닙니까"

MBC가 앞으로는 회사 차원에서 역사를 다루는 콘텐츠 제작시에는 고증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한다. 기획단계에서 대본, 복장, 세트장의 거시적인 부분과 미시적인 부분 모두 꼼꼼하게 다룬다는 것. 이전에는 그 문제는 담당 PD에게 맡겼다. 자문위 구성도 PD의 재량이었다. “역사고증 비용에는 왜 몇십만원으로 퉁치려 하냐”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의 글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전세계 OTT 콘텐츠의 시청률을 순위로 집계해 표시하는 플릭스패트롤을 보면, ‘21세기 대군부인’의 성적은 단순히 좋다가 아니라, 조금 특별하다.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 중동, 남미에서 강세를 보인 경우는 많지만,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를 얻는 경우는 흔치 않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4등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가 방영된 기간에는 플랙스패트롤 평점이 이례적으로 500점을 돌파한 적도 있다. 특히 유럽에서 아이유의 인기는 매우 높다고 한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한꺼번에 144~170개국에 공개하지만 디즈니플러스는 30~40개국 공개에서 출발해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이다. 이런 좋은 기회와 조건임에도 MBC와 디즈니플러스가 홍보 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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