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이 29일 기로에 설 전망이다.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1차 입찰에 불참하고 법원에 항고장을 낸 HD현대중공업이 2차 입찰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한화오션이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1차 입찰제안서 제출에 불참한 데 이어 다음 날인 16일 서울중앙지법에 영업비밀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장을 제출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사진=HD현대중공업]](https://image.inews24.com/v1/ef6fb3eae6532e.jpg)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불복해 항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적·입찰 전략을 재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1차 입찰 불참의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항고 논리는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기본설계 문서에 담긴 자사 기술이 경쟁사에 넘어갔다는 주장이지만 근원적으로는 수십 년간 이어온 함정사업 관행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함정사업은 설계 연속성이 핵심인 만큼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받는 수의계약 방식이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 잠수함 사업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KDDX 기본설계에 36개월을 투입했다. 신규 함정 설계 수준의 작업이었던 만큼 그 결과물이 경쟁입찰을 통해 경쟁사와 공유되는 방식은 기존 관행과 배치된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유출로 처벌받은 업체에 수의계약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방사청도 이를 받아들여 경쟁입찰로 방향을 틀었다.
지명경쟁입찰 방식인 KDDX 사업 특성상 복수 입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유찰된다. 이에 방사청은 2차 제안서 입찰 마감 일정을 29일로 지정했다.
HD현대중공업이 2차 입찰제안서 제출에 또다시 불참할 경우 단독 응찰한 한화오션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수순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7조에 따르면 경쟁입찰을 실시했으나 재공고 입찰을 실시하더라도 입찰참가자격을 갖춘 자가 1인밖에 없음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완전한 불참 의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현재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인 것은 맞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사진=HD현대중공업]](https://image.inews24.com/v1/5e0b1d4aa73e27.jpg)
현재 HD현대중공업에는 보안감점 이슈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양사 지명경쟁 구도에서는 작은 점수 차도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경쟁사인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 자료 등 군사기밀을 촬영·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 8명은 2022년 11월,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유죄가 확정됐다. 당초 방사청은 두 사건을 동일 사건으로 보고 벌점 적용 기간을 2025년 11월까지로 정했으나 이후 내부 법리 재검토를 거쳐 두 사건을 분리 적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최종 유죄 확정 시점인 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벌점 적용 기한을 올해 12월까지로 연장하고 벌점 적용 여부는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KDDX는 선체와 전투체계를 국내 기술로 구현하는 6000톤급 이지스급 구축함 6척 건조 사업으로, 총사업비 7조439억원이 투입된다. 이번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비는 8820억원(부가가치세 포함)이며, 선도함은 2032년 말 해군 인도가 목표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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