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올해 주주총회 반대표 행사 비율은 10~20%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이사 선임 안건 반대는 단순 의견 표명을 넘어, 후보자가 주주이익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돼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KB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마이다스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은 DB손해보험의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반대 사유는 독립성 훼손 우려와 이사회 내 역량 중복 문제로 나뉘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DB손해보험의 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자들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5aff82707a5a26.jpg)
가장 많은 반대를 받은 후보는 김소희 후보였다. 얼라인, 대신운용, 마이다스운용, 트러스톤운용, KB운용 등 5개 운용사가 일제히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독립성 훼손 문제를 지적했다.
김 후보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코리안리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2024년 금융감독원은 보험업 경험이 없는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검증 절차가 미흡했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당시 코리안리 원종규 대표이사의 형제인 원종익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 것이 문제가 됐는데, 김 후보는 이 안건에 찬성했다. 또 김 후보는 재직 기간 내 단 한 번도 이사회 안건에 반대하지 않았다.
운용사들은 이러한 이력을 근거로 김 후보가 감사위원으로서 독립적인 감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위원은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경영을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김 후보가 주주이익을 충분히 대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얼라인이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최흥범 후보에 대해서는 삼성운용·한화운용이 반대했다. 이들 역시 독립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삼았다. 최 후보는 현재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스몰티켓에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재직 중인데, 해당 기업은 플랫폼을 통해 DB손해보험의 이륜차·자동차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이해관계에 있는 기업에 재직 중인 인물이 감사위원으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얼라인이 함께 추천한 민수아 후보에 대해서는 경력·역량 중복이 주된 반대 사유였다. 대신·마이다스·트러스톤·한화·KB운용은 민 후보가 보험업·자본시장 실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회사 측이 추천한 이현승 후보와 전문성이 겹친다고 봤다.
이 후보가 대체투자 분야 경력을 기반으로 자산운용·투자 실무 경험을 갖추고 있고, 재선임 대상인 남승형 후보 역시 재무·회계·보험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만큼 이사회 다양성 측면에서 민 후보 선임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주주총회 결과 김소희·최흥범 후보의 감사위원 선임안은 부결됐고 민수아·이현승 후보는 가결됐다.
이번 사례는 자산운용사들이 단순한 찬반 의사 표시를 넘어 투자 대상 기업의 지배구조와 독립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실제 부결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대 사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수탁자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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