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부국증권 최대주주 일가가 정기 주주총회 이후 다시 지분율 확대에 나섰다. 지배구조 유지 수단이던 자기주식 처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단 행보로 읽힌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대주주 김중건 회장의 친인척으로 특수 관계자에 포함된 김정연 씨는 지난달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서 부국증권 주식 4324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같은 기간 친인척인 이진우 씨도 총 3547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부국증권 본사 사옥 건물 로고 [사진=김다운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0af77cca6ca58.jpg)
김중건 회장도 지난 13일 1124주를 장내 매수했다. 친인척 김상윤 씨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총 6450주를 같은 방식으로 취득했다.
이로써 최대주주 외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종전 34.51%에서 34.66%로 약 한달 반만에 0.11%포인트(P) 늘어났다. 이는 한국단자공업이 자사주 교환 방식을 통해 확보한 부국증권 지분 4.03%가 포함된 수치다.
김중건 회장 측은 지난 2024년부터 매년 조금씩 지분율을 늘려왔다.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한국단자공업 제외) 지분율은 28.53% 수준이었다. 이후 김 회장 측은 매년 장내 매수를 통해 작년 말 30.93%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업계에선 올해 주식 매수 시점에 주목한다.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부터 본격적인 매수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여기엔 주총에서 자사주 처분 계획을 의결한 것이 영향을 끼쳤단 분석이 나온다.
그간 부국증권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전략적으로 자사주를 비축해 왔다. 자사주는 제3자에게 넘길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부국증권의 자사주 비율은 약 43%로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전체 상장사 중에서도 높은 수준에 속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전체의 35%를 소각하고, 나머지는 우리사주제도 실시 및 임직원 성과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유지의 수단이던 자사주의 본격적인 소각 및 처분을 앞두고 부국증권 오너일가의 M&A 트라우마가 점차 부각되고 있단 평가다. 계획대로 자사주 처분이 이뤄지면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도 두 배가량 늘어나지만, 그만큼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 동원할 우호 지분이 없는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 등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실제로 부국증권은 과거 오너일가의 낮은 지분율로 인해 장기간 경영권 위협을 받은 바 있다. 2002년 부국증권 대주주로 지분 6.94%를 보유하던 김중광 전 경남모직 부회장의 회사가 부도처리되면서 오너일가 지분율이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 틈을 타 리딩투자증권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2007년엔 지분율을 15% 수준까지 확대했다. 이후 리딩투자증권이 2017년 케이프투자증권에 지분을 넘기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경영 참여 목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분율은 5.82% 수준이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