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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급하지 않으면 안 판다"⋯토허제 완화에도 강남권 '잠잠'


토허제 완화로 실거주 의무 2년 유예⋯이달 중 시행 예정
높은 진입장벽·매도-매수자 눈높이 불일치에 세제 변수 남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에 대해 물어보는 집주인은 있었는데, 실제로 매물을 내놓거나 매수를 하겠다는 집주인은 아직 없어요. 실거주 의무 유예가 실제로 시행되고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조치만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치동의 A 중개사무소 관계자)

정부가 토허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실거주 의무를 2년간 유예해주기로 하면서 강남권 고가 주택시장에서는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이 소진된 뒤 가격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선 상황이라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높이가 맞지 않은 상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내용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집주인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개포우성 1·2차 아파트(왼쪽)'와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전경. 2026.05.13 [사진=이효정 기자 ]
강남구 대치동의 '개포우성 1·2차 아파트(왼쪽)'와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전경. 2026.05.13 [사진=이효정 기자 ]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84㎡는 29억5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같은 주택형 7층 물건이 34억8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불과 며칠 사이에 가격이 크게 출렁인 셈이다.

이는 지난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물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현재는 올해 초 가격 수준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도곡동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로, 지금은 예전에 거래됐던 36억~38억원 수준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며 "정부가 세입자 있는 모든 주택으로 토허제 완화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관련 문의는 없고, 매물 출회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치동도 비슷한 분위기다. 대치동 C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세금과 정책에 따라 바로 바로 크게 움직이며 매물을 내놓지는 않는다"며 "대치동 '개포우성1·2차'의 경우에도 최근 거래가 매우 적을 정도로 매물 자체가 부족한 편이며, 매물을 내놓더라도 가격을 크게 낮추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올해 말까지 토허구역에서 전세 낀 매물을 매수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한다. 토허구역은 서울 전체와 수도권 12개 지역으로, 주택 매수 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4개월 이내에 주택을 취득(등기)해야 하고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입주 시기를 세입자의 임대차계약상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늦출 수 있다. 다만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강남구 대치동의 '개포우성 1·2차 아파트(왼쪽)'와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전경. 2026.05.13 [사진=이효정 기자 ]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왼쪽)'과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경. 2026.05.13 [사진=이효정 기자 ]

주택시장에서는 7월 세제 개편안에 담길 양도세 장특공제 내용에 따라 매도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이미 장특공제의 거주·보유 요건을 충족하는 집주인이 많고 재건축 사업도 추진 중인 만큼, 향후 1주택자들이 단순 이익 실현만을 위해 매물을 내놓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압구정동의 D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급한 집주인이 아니라면 세 낀 매물을 팔 수 있게 하더라도 당장 매물 증가에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압구정 일대는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시공사 선정을 하고 있어 집주인들은 시장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급매 가격을 보고 판단할 수 있어 현재는 매도자와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아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향후 매물 호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구정동의 E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매수자 입장에서는 세를 끼고 매수하면 당장 들어가는 자본이 적어지니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매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양도세 장특공제 폐지는 안 한다고 했으니 이번 조치로 인한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1~2년 사이 강남권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진 점도 변수로 꼽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6363만원으로, 전년 동월(13억2965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올랐다. 강남 11개 구 평균은 지난달 19억5203만원으로, 같은 기간 3억원 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현행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집값에 따라 제한돼 있어 자금 여력이 있는 매수자도 자금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집값이 15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최대 6억원까지 주담대가 가능하며,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제한된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매수자들은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내 집 장만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로 비거주 1주택자, 일시적 2주택자 등이 시장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1주택자 수가 다주택자보다 많다고 해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당시처럼 2~3개월 안에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전에 비해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감하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6·3 지방선거와 7월 세제 개편안 등 변수에 따라 집주인들이 매도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4383건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직전인 8일(6만9175건)에 비해 약 5000건 줄었다. 강남구는 9453건으로 같은 기간 541건 감소했으며,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7864건, 4731건으로 851건, 445건씩 줄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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