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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실거주 유예에 정부 기대감⋯전문가는 매물 출회 효과에 '신중론'


연말까지 토허구역 내 세입자 있어도 무주택자 매수 시 실거주 의무 유예
비거주 1주택·다주택자 등 모든 주택에 해당돼 사실상 토허구역 완화
"양도세 중과 유예와 같은 세금 혜택 없어 매물 출회 효과 지켜봐야"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올해 말까지 무주택자가 토허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해도 임차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돼 사실상 토허구역이 완화된다.

전문가들은 집주인들의 매도가 용이해졌지만,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중과되고 비거주 1주택자의 세제도 확정되지 않아 매물 출회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한다. 매물 출회가 늘어난다고 해도 전세 세입자의 설자리가 좁아져 되레 전월세 가격의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토허구역 내에서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매수자의 입주를 유예하는 대상을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한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자인 매수자는 토허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있는 유주택자의 매물은 매수하면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전입신고를 바로 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는 토지거래허가 이후 4개월 내 입주해 2년간 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토허구역이 크게 완화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허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토허구역은 주택 매수를 제한하는 매우 강력한 조치로 지난해 10·15대책으로 서울 전체와 수도권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정부는 토허구역의 실거주 의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세입자와 맺은 임대차계약상 최초 계약종료일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는 것으로, 늦어도 오는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허구역의 제도 자체를 흔드는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실거주 2년 의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어주는 효과 정도만 있어 큰 틀에서 토허구역 제도는 유지되고 있다"며 "보는 관점에 따라 토허구역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해도 이번 조치는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는 주택시장에 매물 출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지난 9일까지 무주택자가 전세 낀 매물을 매수하도록 허용하자 서울 내 매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6400건 수준으로 5년 평균 4100건보다 많았다. 서울의 무주택자 매수 비율은 지난 3월 73%로 지난해 평균 56%보다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앞서 실거주 유예로 거래가 늘어나고 매물이 늘어난 효과가 있어 이번 조치를 통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지난 9일까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인해 시주택시장에 압박 수단이 더 확실했던 측면이 있다"며 "이번 조치로 일시적 2주택자도 대상이 된다. 매도 하지 않으면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요인이 있어 매도를 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매물 출회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9일까지는 실거주 유예와 함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동시에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아직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주택자는 비거주자라 하더라도 다주택자보다 양도 및 보유세 부담이 낮은 편이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당장 매도하기보다는 실거주를 통해 절세를 완성하려 할 것"이라며 "현재 주택을 매각한 뒤 갈아타려 할 때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과거보다 강화된 상태라 자본 여력이 적은 매수자일수록 매각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로 토허구역 내에서 다주택자의 매도도 가능해져 긍정적이지만, 절세 등 민감한 이슈인 양도소득세 중과는 그대로 적용받게 되는 셈이라 관련 매물 증가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발표일 기준으로 무주택자들만 되기 때문에 결국 갈아타기도 어려울 것이어서 집주인들로서는 매도 후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와 같은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 매도 결정까지 쉽지 않아 7월 세제 개편안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토허구역 지정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가격 오름세가 뚜렷한데, 실거주 유예로 무주택자가 매수한 주택의 경우 당장의 임차계약 종료 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물건을 매수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이 발생했던 것처럼, 이번 조치로 무주택자가 매수자들이 나선다고 하면 똑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세 세입자들이 매수로 돌아서거나 다른 매물을 찾아야 한다. 전셋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무려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1주(지난 4일 기준)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61%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0.45%)보다 상승 폭이 컸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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