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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론 부족"⋯서울 재건축, '희소성 경쟁'


하이엔드 수요 확대 속 '조경·AI·친환경' 특화설계 경쟁 확대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 분위기다. 과거 브랜드와 공사비, 금융지원 조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하이엔드 기반 초고급 조경과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친환경 설계 등 단지 차별화를 위한 특화 요소 경쟁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성수·목동·여의도 등 서울 핵심 사업지가 단순 주거 공급을 넘어 초고급 자산시장 성격을 띠기 시작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건설사들이 최근 조경·친환경 설계·스마트 기술 경쟁에 집중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흐름이 깔려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와 차별화 설계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단순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급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단지는 전체 공급 물량의 4.6% 수준인 2만7868가구에 불과했다. 공급 자체가 제한적인 만큼 희소성이 곧 가격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아크로 드 서초'는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에 불과했지만 3만3000여명이 몰리며 1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동구 '오티에르 포레'와 송파구 '잠실 르엘' 등 하이엔드 단지들 역시 수백 대 1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건설업계의 서울 쏠림 현상과도 맞물린다. 지방 미분양 증가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해외사업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서울 핵심 정비사업 확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 5대 건설사의 국내 수주 비중은 평균 92.4%까지 상승했다.

삼성물산의 국내 수주 비중은 지난해 34.5%에서 올해 93.3%까지 급등, 대우건설은 95%, GS건설과 DL이앤씨 역시 각각 93%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방 사업보다 서울 핵심 도시정비사업 의존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압구정과 성수, 여의도 등 핵심 사업지에 대형 건설사들이 동시에 몰리면서 브랜드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기술과 설계, 친환경 전략 경쟁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브랜드와 금융지원 조건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얼마나 희소성과 상징성을 갖춘 단지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친환경 설계와 AI 기술 역시 결국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쟁 요소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수주전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압구정5구역에서는 현대건설이 ‘전 세대 100% 한강 조망’을 내세우며 조망 특화 설계를 강조했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와 함께 조합원 금융 부담 완화 조건 등을 제안하며 맞서고 있다. 단순 시공 경쟁보다 자산가치와 희소성을 높이기 위한 경쟁 양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에서도 초고급화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 시공 경험과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앞세워 초고층 랜드마크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대우건설은 기존 '써밋' 대신 성수 전용 브랜드인 '더 성수 520'을 제안하며 한강 접면 520m를 강조,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아룹(Arup)과 협업에 나섰다.

건설사들의 친환경·스마트 기술 경쟁 역시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은 한강변 재건축 사업지를 중심으로 조경 특화와 친환경 설계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입주민 생활 패턴에 따라 공간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설계 플랫폼 '래미안 더 네이스트'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 등을 중심으로 AI 기반 스마트홈 시스템과 자율주행 배송 로봇, 디지털 트윈 기반 시공 기술 등을 강조하고 있다.

GS건설은 탄소배출 저감 콘크리트와 친환경 자재 적용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중랑천 생태복원 활동 등 공공 기여형 친환경 프로젝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과도한 고급화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경 특화와 스마트 기술 경쟁이 확대될수록 공사비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일어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핵심 정비사업은 희소성과 상징성을 중심으로 경쟁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이라며 "하이엔드 설계 비중이 높아질수록 공사비 상승 압력도 커지니 향후 사업성과 공사비 관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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