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교육은 정치에 엄정한 중립을 지켜 파당적 이해에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서슬퍼렇던 40년 전 대한민국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올해는 1986년 5월 10일 서울 YMCA 강당에서 ‘교육민주화선언’이 주창된 지 40주년을 맞은 해다.

당시 서울을 비롯해 부산·광주·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교사들이 경찰의 봉쇄를 뚫고 제1회 교사의 날 행사에 참여해 ‘교육민주화선언’을 발표했다.
교육민주화선언문 초안을 만든 김민곤 선생은 “무상하면서도 감격스럽다”며 “당시 ‘문제 교사’로 낙인찍혀 당국의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받던 30대 청년 교사들이 이제는 장관이 되고, 교육감이 돼 교육 정책을 이끄는 시대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별한 사명감보다는 원래 작성하기로 했던 동지가 고심하고 있기에 대신 붓을 들었을 뿐”이라며 “그 글이 800여 명 교사의 가슴을 울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줄은 당시엔 미처 몰랐다”고 덧붙였다.
교육민주화선언에 대해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교육의 3주체로서 자각하게 된 계기로 의미를 부여했다.
김민곤 선생은 “당시 교육계는 교사들이 ‘관료 기구의 말단’으로 전락해 반교육적이고 비민주적인 통제 속에 있었다”며 “이 선언은 그러한 현실을 세상에 폭로하고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군부독재에 맞서 교육주권을 외쳤던 이 선언 이후 정부는 참여 교사들을 대대적으로 징계했다.
그는 “신혼 초였는데 서울에서 충북 단양으로 발령돼 아내와 갓난아들을 처가에 보내고 홀로 생활했고 (1987년) 6·29 선언이 있기 전까지 당국에 제 일거수일투족이 일일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서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김성근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에게 명단 사수를 지시한 일화도 소개했다.
김민곤 선생은 “서명자 명단이 경찰에 넘어가면 대대적인 탄압이 불 보듯 뻔했다”며 “당시 1년 차 교사였던 김성근 동지가 사복 형사들을 피해 종로 뒷골목 담을 넘어 탈출했고, 이불 홑청을 뜯어 명단을 숨겨 10년 후 그 명단이 온전히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우리가 내걸었던 요구사항은 상당 부분 관철됐지만, 우리 사회의 일상이 진정으로 민주화되려면 ‘교육’이 감당해야 할 몫이 여전히 크다”며 “교육청부터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화해야 하며,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민주주의를 체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