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우리나라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예대율 구조를 고려해 준비금 관리 방법을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리포트를 통해 "준비금 예치처를 국채나 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 전면 허용하면 은행 예금 기반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우리나라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 예대율은 100~110%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인 약 80%(BIS 기준)를 크게 웃돌고 있는 점을 짚었다. 예금만으로는 대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 은행채 등 도매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스테이블코인으로 예금이 감소하면 대출 축소 또는 고비용 도매 자금 조달 확대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비중은 시중은행을 크게 웃돈다. 요구불예금은 결제 편의성을 위해 예금자가 이자 수익을 일부 포기하는 저원가 자금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을 지지하는 핵심 기반이다.
인터넷은행은 이 저원가 조달 기반이 축소되면 수익성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2025)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성장하면 인터넷은행의 자산수익률(ROA) 하락 폭은 시중은행에 비해 수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영향으로 준비금 예치처를 국채나 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 전면 허용하면 우리나라 은행권의 높은 예대율 구조를 고려해 준비금 관리 방법을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발행 주체의 범위는 혁신 촉진과 금융 안정의 균형을 고려해 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행을 한정하는 방식은 금융 안정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핀테크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
빅테크를 포함해 전면 허용하면 혁신을 촉진하지만 비금융 발행사로의 예금 이동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핀테크 기업의 발행을 허용하되 준비금 관리 의무화와 건전성 규제를 결합하는 방식이 현실적 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또 스테이블코인이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부채)의 유통·활용을 보완하는 역할로 설계한다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의 혁신 역량을 활용하는 효율적인 디지털 화폐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은행이 담당할 역할과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우리나라 은행업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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