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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상생안, 사회적 대화기구로 가능할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약없이 멈춘 사회적 대화기구⋯상생협의체 전철 밟을까 우려
복잡한 이해관계에 갈등만 커져⋯정치권은 판 열어놓고 우왕좌왕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마라톤 회의. 2024년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의 논의 과정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상생협의체는 2024년 7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자율 협의체입니다. 10% 수준까지 올라간 배달 수수료로 갈등을 겪고 있는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주요 배달앱 4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와 입점 업체 대표 단체(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협의회), 업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공익위원·특별위원 등이 참여했습니다.

서울 도로를 누비는 배달 라이더. [사진=연합뉴스]
서울 도로를 누비는 배달 라이더.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같은 해 11월까지 무려 12차례 회의를 진행한 끝에 최종 상생안을 내놨습니다. 상생안은 배달 매출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거래액 기준 상위 35% 입점업체에는 중개수수료 7.8%·배달비 2400~3400원을, 상위 35~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배달비 2100~3100원을, 나머지 80~10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배달비 1900~2900원을 각각 부과합니다.

하지만 상생안은 시행 초기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마라톤 회의가 곧 완벽한 합의를 도출해 낸 건 아니었거든요. 결국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안이 채택됐고, 입점업주 단체 중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마지막 회의 도중 중도 퇴장하며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반쪽짜리 상생안'이란 꼬리표가 붙은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출범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이 반쪽짜리 꼬리표를 떼기 위한 후속조치 성격을 띱니다. 지난해 2월 출범 후 같은 해 10월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가다, 지난달 10일 출범식과 함께 재개됐습니다. 구성은 상생협의체와 약간 달라졌습니다. 배달앱에서는 요기요가 빠졌고,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참여하는 입점 업주 단체는 늘었습니다.

문제는 오랜만에 재개된 사회적 대화기구의 흐름 역시 앞선 상생협의체처럼 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초 지난달 27일로 예정된 2차 회의 일정은 현재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입니다. 참여한 이해주체들 사이 이견이 커 유의미한 논의가 어려워진 탓입니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수수료 전면 인하는 어렵다는 배달앱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부담을 덜어달라는 입점업체의 의견이 부딪치는 양상입니다.

더 큰 갈등은 의외로 입점 업체 단체 사이에서 생겼습니다. 전가협·공플협 총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상대적 강경파와, 일단 신속한 협의부터 하자는 다른 참여 단체들의 입장이 엇갈리며 통일된 의견 수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영세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단체 등은 한시바삐 대책이 마련됐으면 하지만, 매출 규모가 크고 배달 비중이 높은 단체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안을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죠. 결국 배달앱과 협의에 제시할 최종 요구안조차 없는 셈입니다. 1차 회의에서 단체 사이 갈등이 극한까지 치닫았다는 후문도 전해집니다. 일부 단체는 따로 모여 플랫폼이 마련한 상생안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하고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 상생안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협의는커녕 오히려 간극이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행 사회적 대화기구 시스템 자체에 대한 회의적 의견도 나옵니다. 이미 한 번 실패한 모델인 상생협의체의 기본 틀을 그대로 가져왔으니,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다면 특성을 가진 배달 시장 구조상 이해관계가 복잡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데, 되레 참여주체를 늘려 갈등이 더 격해졌다는 거죠. 이제는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해 봐야 할 때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르마를 타 줘야 할 정부와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입점 업체 단체 간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는 건 이미 상생협의체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 건 최소한의 입장 조율이나, 중재안을 고려하지 않고 사회적 대화기구를 재개했다는 방증이죠. 1차 회의 때 곧 상생안을 발표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다, 돌연 2차 회의를 취소하는 등 오히려 정치권이 더 우왕좌왕하는 것 같다는 푸념이 업계에서 적잖게 들립니다.

장기화한 불황으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에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이 치솟으며 외식 자영업자 사이 "죽지 못해 산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습니다. 상생안 마련을 차일피일 미룰 기초체력 자체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배달앱과 자영업자, 관련 단체들까지 분명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겠지만 일단 협상 자리에 앉아야 하지 않을까요. 싸워도 한 자리에 모여 싸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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