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경기도 평택시 을 보궐선거가 갈수록 정책 경쟁이 아닌 ‘유튜브 방송 전쟁’으로 흐르고 있다. 후보들은 지역 현안 해결보다 조회 수와 실시간 반응, 구독자 수, 댓글 분위기에 더욱 민감한 모습이다. 선거가 시민 삶을 바꾸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정치인의 인기도를 확인하는 온라인 콘텐츠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선거판에서는 후보들의 정책 발표보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 일정과 출연 영상, 정치 유튜버와의 합동 방송, 유명 인사와의 인증 사진이 더 큰 관심을 받는다. 일부 후보 캠프는 하루에도 수차례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제목의 콘텐츠를 쏟아내며 노출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누가 더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는가”, “어느 방송 댓글 반응이 더 뜨거운가”, “어떤 후보 영상이 알고리즘을 탔는가”가 선거 전략의 중심이 되어버린 것이다. 정작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검증과 현실적인 대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문제는 정치권이 이러한 유튜브 정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선거의 본질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짧고 강한 자극만 살아남는 온라인 구조 속에서 복잡한 정책 설명은 사라지고 상대 후보를 공격하거나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만 소비된다. 결국 시민들은 정책보다 정치인의 말싸움과 이미지에 익숙해지고 있다.

실제 평택이 안고 있는 현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고덕신도시와 원도심 불균형, 교통 체증, 미군기지 이전 이후 지역경제 재편, 소상공인 침체, 청년 일자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후보들의 방송에서는 구체적 재원 대책과 실행 로드맵보다 “누가 더 인기 있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이 반복된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일부 후보들이 여론의 본질보다 ‘보이는 숫자’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회 수와 좋아요, 댓글 수를 민심으로 착각하는 순간 정치의 방향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부 유튜브 방송은 사실상 정치 팬덤 중심의 확성기 역할에 머무르며 객관적 검증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장면만 부각하거나 상대 진영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반복하면서 선거는 점점 감정 소비형 콘텐츠로 변질되고 있다.
정치인은 연예인이 아니다. 국회의원 선거는 인기 투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지역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지금 평택시 을 보궐선거는 정책 경쟁보다 ‘누가 더 많이 노출됐는가’, ‘누가 더 화제성이 있는가’를 겨루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방송 화면이 아니다. 출퇴근 시간을 줄일 현실적 교통 대책, 무너진 지역 상권 회복 방안, 청년과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 정책, 그리고 지역 발전을 이끌 책임 있는 정치다.
선거는 콘텐츠가 아니라 책임이어야 한다. 조회 수 정치에 매몰된 선거는 결국 시민을 소비 대상으로 만들 뿐이다. 평택시 을 보궐선거가 더 늦기 전에 ‘유튜브 정치’가 아닌 정책과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