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23년이 선고된 1심보다 8년 감형됐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조진구·김민아)는 7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내란우두머리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한 전 총리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를 인식했고, 국헌문란 목적 및 내란중요임무종사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전 형식적 국무회의 심의 외관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작년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30.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eefdaa7eb4e733.jpg)
고의를 갖고 내란에 가담한 혐의, 1심 유죄 판단 유지
재판부는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내란에 가담하기로 결의한 점,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 부여를 위한 형식적 국무회의 소집에 관여하고 참석 국무위원들의 서명을 받는 등 국무회의 심의 외관을 형성한 점 등을 사실로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비상계엄 선포 후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관련 지시 등의 이행방안을 이상민과 논의하고 이행하도록 한 점 역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사후 작성한 비상계엄선포문 표지에 부서함으로써 비상계엄선포문이 적법하게 작성된 것처럼 도운 혐의(허위공문서작성죄)와 대통령기록물인 이 비상계엄선포문을 폐기하는데 가담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죄 및 공용서류손상죄)도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계엄선포 제지·실질적 국무회의 열지 않은 부분은 "무죄"
그러나 국무총리로서 계엄 선포를 제지하거나 실질적 국무회의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1심 판단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했다. 1심은 이 부분 범죄사실을 부작위범으로 의율했지만 항소심은 부작위범으로 볼 만한 요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부작위범이란 법상 해야 할 행위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무위원들이 계엄 선포문에 부서한 것처럼 꾸미려 했다는 부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던 행사에 대신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계엄 선포 뒤 국회 상황이나 국회 통고 여부를 확인해 절차적 흠을 메우려 했다는 부분과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일부러 늦췄다는 부분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작년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30.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d9584494ee9559.jpg)
尹 탄핵심판 위증혐의도 "일부 무죄"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위증혐의도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계엄 관련 문건을 보거나 받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은 여전히 위증이라고 인정했지만 김용현 당시 국방부장관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문건을 건네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부분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이,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문건을 건네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은,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에 비추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국정 2인자 책임 버리고 내란 가담·죄책 감추려 사후 범행"
재판부는 양형 판단에서 "피고인은 국무총리로 대통령의 제1보좌기관이자 행정부의 2인자이며, 국가 최고 정책 심의기구인 국무회의의 부의장으로서, 자신이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에서 오는 막중한 책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법으로 내란행위에 가담하는 편에 섰고, 자신의 죄책을 감추기 위해 사후적인 범행들까지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비상계엄의 충격으로 인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비상계엄 관련 문건 대부분을 직접 파쇄했다고 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하고 있어 범행 후의 정황이 좋지 않다"고 꾸짖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작년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30.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401d1747c47f37.jpg)
"적극 가담한 증거 없고 50년간 국가에 헌신"
다만 한 전 총리가 내란행위를 사전에 모의하거나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등 적극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50여 년간 공직자로 봉직하면서 국가에 헌신한 공로가 있는 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자 윤 전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회의를 소집·주재해 6시간만에 비상계엄을 해제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작년 8월 29일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특검팀은 같은 해 11월 26일 징역 15년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올해 1월 21일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내란사건에 대한 첫 판결이었다.
'12·3 비상계엄선포'가 내란이었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인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 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생중계로 판결이유와 주문을 낭독한 재판장은 이 대목에서 "이하에서는 12·3 내란이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밝혀 '12·3 비상계엄선포'가 내란임을 명확히 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작년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30.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7dc52b00e0cc3f.jpg)
이후 한 전 총리와 특검 쌍방 모두 항소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했고, 국헌문란 목적도 없었으며, 내란에 가담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특검 구형량에 비해 양형도 과하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다퉜다. 대통령 참석 예정 행사에 대신 참석하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수용했다는 부분과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부분, 사후 비상계엄선포문의 허위공문서행사 부분이다.
특검팀은 지난 4월 7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와 같은 형량이다. 특검팀은 "1심 선고형은 피고인의 죄질에 부합한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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